[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손세정제 회사 주식 보유 의혹엔
“주정회사의 사업확장, 알지 못해”
농지법 위반엔 “지인과 30년간 농사”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18일 개최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정 후보자 남편의 주식 투자 관련 의혹을 둘러싸고 거칠게 맞붙었다. 야당이 “이해충돌”이라고 몰아세우자 여당이 “내란 정당의 민생 발목 잡기”라고 받아쳤고, 자료 제출 문제로 1시간가량 파행을 빚기도 했다.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정 후보자가 야당이 요청한 주식거래내역 자료를 이날 오전 제출한 것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자료를 분석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고의로 ‘늑장 제출’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누가 내란 정당 아니랄까 봐 민생 발목 잡기에만 매달리고 있다. 국민께서 왜 해산하라고 하는지 잘 새겨들으셔야 될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을 향해 “웃기고 있네”라고 말하고, 이에 국민의힘이 사과를 요구하는 등 거친 고성이 오가면서 결국 청문회는 1시간가량 중단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후보자의 남편 서모 씨의 주식 투자 관련 의혹에 화력을 집중했다. 서 씨는 손세정제에 쓰이는 주정 생산업체 창해에탄올, 마스크 필터 제조업체 에프티이앤이 등에 투자한 바 있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전 국민 방역을 총괄하는 질병관리청장의 배우자가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마스크 회사의 주식을 갖고 거액의 이익을 봤다”고 했다. 안상훈 의원은 “(마스크 업체) 상장 폐지 전에 전량 매도를 하셔서 2배 수익을 올렸다. 내부 정보 없이 딱 아셨다면 이건 신의 경지”라고 지적했다. 서 씨를 겨냥해 “팬데믹 개미왕”(최보윤 의원)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창해에탄올 주식에 대해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때 주정 회사이던 회사가 사업 목적을 손세정제로 확장하는 걸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며 “알았다면 조치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에프티이앤이 주식에 대해선 “(팬데믹 전인) 2018년 초에 다 매도를 했기 때문에 코로나와 상관없다”고 했다.
청문회에선 서 씨가 보유한 강원 평창군 농지에 대한 농지법 위반 의혹도 제기됐다. 현행법상 농지를 보유하려면 연 90일 이상 농업에 직접 종사해야 한다. 정 후보자는 “남편이 지인 가족과 30년간 농사를 같이 지었다”면서도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시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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