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서부 케랄라주(州)의 티루반난타푸람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영국 해군의 F-35B 전투기. X(구 트위터) 캡처
영국 해군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B가 인도 공항에 불시착한 뒤 5주 만에 귀환했다.
기체 이상으로 장기간 현지에 머물게 된 이 전투기는 SNS 밈(meme)의 주인공이 됐고, 관광코스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인도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 영국 항모서 출격한 F-35B, 인도 악천후에 불시착
21일(현지시간) 영국의 BBC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18일 인도 남서부 케랄라주(州)의 티루반난타푸람 국제공항에 영국 해군의 F-35B 전투기 한 대가 비상착륙했다.
F-35B는 미국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스텔스 전투기로, 공군용 F-35A의 개량형이다.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 탑재를 고려해 짧은 거리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며, 수직 이착륙 능력도 갖췄다.
해당 전투기는 영국 항공모함 HMS 프린스 오브 웨일스에서 출격해 인도양 상공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악천후를 만나 항모로의 복귀를 포기하고 인도 육상공항으로 향했다.
비상착륙한 F-35B 전투기 관련 밈들. X(구 트위터) 캡처
■ 착륙했지만, 기체 이상 생기면서 귀환 못해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인도 국제공항에 착륙한 이후 유압 계통과 보조동력장치(APU) 등에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전투기는 이륙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영국 해군은 인도 정부와 협의해 항모에 탑승해 있던 정비 인력을 현지로 급파했지만, 보유 장비로는 수리가 어려웠다. 결국 영국 본국에서 14명의 전문가를 추가로 투입해 정밀 점검에 나섰다.
■ “경치 좋아 눌러앉았나”…관광코스·밈까지 등장
이례적으로 5주 가까이 국제공항에 머무른 전투기는 현지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스텔스 전투기를 보기위한 현지인 국제공항 관광 코스도 생겨났다.
일부 인도 누리꾼은 “영국 전투기가 케랄라주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눌러앉은 것 같다”고 농담하며 밈을 퍼뜨렸고, ‘명예 시민증’을 줘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5주만에 티루반난타푸람 국제공항을 떠나는 영국 해군의 F-35B 전투기. X(구 트위터) 캡처
■ 2주간의 정비 끝에 지난 21일 이륙해 귀환
영국 국방부는 수리가 불가능할 경우 전투기를 분해해 수송기로 회수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최종 점검 결과 ‘비행 가능’ 판정을 받았다.
해당 F-35B는 2주간의 집중 정비를 마치고 지난 21일 오후 티루반난타푸람 국제공항에서 이륙, 항모로 복귀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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