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회장 “노란봉투법 통과땐 산업현장 극도 혼란…재검토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31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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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경제6단체 노동정책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7.14/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다음달 4일 국회 본회의에 처리한다는 방침을 철회하지 않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노란봉투법 재검토를 호소했다. 수많은 협력사를 둔 구조 탓에 법 개정 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조선사 HD현대는 “대미 투자마저 노조와의 갈등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손 회장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은 노동조합법 개정에 대한 경영계의 절박한 심정”이라며 입을 뗐다.

이어 그는 “수십, 수백 개의 하청업체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다면 원청 사업주는 건건이 대응할 수가 없어 산업 현장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최소한의 노사관계 안정과 균형을 위해서라도 경영계의 대안을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 수용해 줄 것을 간곡하게 호소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는 손 회장 등 경총 지도부는 물론 개정안에 영향을 받게 될 주요 기업 임원들도 참석해 목소리를 보탰다. 정상빈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노사관계를 노조와 전혀 다르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국가 경제 차원에서 생각한다면 입장은 같을 수밖에 없다”며 “입법 전까지 노사간의 충분한 대화로 예측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정비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조선 산업계의 우려가 이어졌다. 노란봉투법 시행 시 정작 정부의 요청으로 국내 조선사들의 대미 투자가 포함된 1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어서다. 박명식 HD현대 상무는 “미국 사업에 대한 투자도 노조와의 갈등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면에서 큰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며 “충분한 사회적 대화 없이 (법안 개정이) 급진적으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정 삼성전자 상무는 “노사관계에서조차 불확실성이 가미된다면 향후의 기후 위기 상황이나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어떻게 극복할지 의문”이라며 “삼성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기업의 경쟁력을 고려한 대화가 이뤄지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팽수만 LS그룹 상무도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국익을 위해 어떤 판단을 해야 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경총#노사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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