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일 미국 측이 한국의 쌀·소고기 시장 추가 개방 가능성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 “추가 개방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검역 절차 단계를 줄이는 등 기술적 논의는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국민이 관심을 갖는 쌀·소고기 등에 추가로 비용을 지불할 일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추후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련 요구가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통상 관련 사안은 이번에 다 마무리가 됐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달 31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에서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같은 날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한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자동차와 쌀과 같은 미국 제품에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 정부의 발표와 대치되는 내용이다.
김 실장은 이번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서 “세계 교역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며 “수출과 수입의 불균형, 즉 적자 문제가 있는 미국 같은 나라들은 훨씬 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출 국가인 우리 입장에서는 다변화 등을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새로운 도전”이라며 “기업에 새로운 환경이며 정부도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번에 농산물 개방은 최선을 다해 막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공론화가 어느 정도 돼야 한다고 본다”며 “합리적인 공론화는 우리 내부적으로 해나가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관세가 15%로 설정된 부분에 대해서는 “아픈 대목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반쪽짜리가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본 같은 경우에는 품목 15% 말고 다른 항목들은 여전히 이번에 커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미국에 갈 때 혜택이 있다”면서 “(이같이) FTA가 아예 효과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지금 훼손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것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고 한미 FTA만 그런 것도 아니다”라며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도 그렇고 WTO(세계무역기구) 체제 자체가 지금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데 대해선 “우리가 무조건 정해 놓고 돈을 대는 구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보유고와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보증 한도라고 보시는 게 제일 정확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양국은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대신 상호관세 15%에 합의했다. 여기엔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 관련 자금이 포함됐다. 이와 별도로 한국은 향후 3년 반 동안 1000억 달러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및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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