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남 확성기 철거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된 10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군 초소에 대남 확성기가 설치돼 있다. 2025.08.10. [파주=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우리 정부가 대북 확성기 철거에 호응해 북한도 대남 확성기 철거에 나섰다고 밝힌 것에 대해 “우리는 확성기를 철거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너절한 기만극”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1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서울의 희망은 어리석은 꿈에 불과하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한국 대통령은 자기들이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자 우리도 일부 (대남)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는 것 같다며 (중략)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발언했다”며 “이는 여론 조작 놀음”이라고 했다. 자신들은 확성기를 철거한 적이 없음에도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9일 “북한군이 확성기를 철거하는 활동이 식별됐다”고 발표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
군은 즉각 반박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일부 확성기를 철거했다는) 군의 입장은 동일하다. 북한은 (과거부터) 사실이 아닌 내용을 주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철거에 착수한 지 6일 만인 9일 오전 북한 지역 40곳에 설치된 대남 확성기 중 2곳의 확성기를 철거했다. 그러나 이 중 1곳은 한나절도 되지 않아 재설치됐고, 현재는 재설치 장소 앞에 가림막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우리 정부를 기만하며 반응을 떠보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부부장은 한미 연합훈련 조정 등 이재명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남북 긴장 완화 조치를 언급하며 “허망한 개꿈에 불과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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