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08.15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지만 북한은 17일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침묵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주요 매체들은 17일 오전까지 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관련 소식이나 이에 대한 북한 측 반응 등에 대해 일체 다루지 않았다.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니다”라며 9·19 남북 군사합의의 단계적 복원을 예고한 이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무대응으로 입장을 대신한 것. 앞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4일 한국 정부의 대북 긴장완화 조치에 대해 “허망한 ‘개꿈’에 불과하며 전혀 우리의 관심을 사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북한은 러시아와의 밀착을 과시하는 보도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17일 조선중앙통신은 겐나디 안드레예비치 주가노프 러시아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15일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주가노프 위원장은 김 위원장에게 “오늘의 전쟁 상황은 우리를 더욱 단결시키였으며 80년 전의 그날처럼 우리는 어깨를 겯고 파시즘을 반대하여 투쟁하고 있다”면서 “쿠르스크주 해방을 도와준 데 대하여 진심으로 되는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에게 감사를 표한 것이다.
앞서 16일에도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해방탑 방문과 러시아 문화사절 문화공연 관람 소식을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5일 과거 소련군을 추모하는 해방탑을 찾아 헌화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광복절 당일 해방탑을 찾았다. 지난해 6월 북-러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조약을 체결한 뒤 밀착된 북-러 관계를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해방탑을 찾은 김 위원장은 “두 나라 선렬들의 고귀한 정신을 계승하여 세기를 이어 다져진 불패의 조로(북러) 친선은 앞으로 더욱 굳건히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과 안드레이 말리쉐프 문화성 부상 등 러시아 축하사절과 함께 평양체육관에서 러시아 문화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공연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가수로 유명한 샤먼(본명 야로슬라프 드로노프)과 러시아 국방성 소속 전략로켓군 ‘붉은별’ 합주단 등이 무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