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D-5]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재계 초청… 대미 투자 점검하며 ‘원팀’ 강조
일부 기업 구체적 액수도 거론… 4년간 LNG 228억달러 구매할듯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미일 순방 동행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미 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순방에 동행하는 경제인들과 만나 “방미 동행 기업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많이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후속 협상이 이어지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 등을 통한 한미 경제 협력 확대를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개별 기업들의 대미 투자 계획을 점검하면서 “정부와 기업이 함께 힘을 모으자”고 ‘원팀’ 대응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미일 순방 동행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에서 메모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08.19.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일 순방 동행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수출 여건 변화로 정부와 기업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함께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전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계와의 ‘원팀 대응’을 강조한 것.
정부는 지난달 말 타결한 한미 관세 협상에서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쟁국들과 동등한 수준인 15%로 상호관세율을 인하하는 대신 조선업 협력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포함해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는 정부 측에선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재계에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4대 그룹은 물론이고 조선 반도체 자동차 방산 바이오 등 한미 협력의 핵심 산업 기업인이 두루 참석한 것.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다른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기업인들은 각자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일부는 구체적인 투자 액수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관련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한미 관세협상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돼 우리 기업인의 성장 가능성이 회복됐다”며 “재계도 정부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발상을 전환해 미래 산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또 “실력 있고 젊은 창업인을 키워내기 위해 담보 대출보다 스타트업 투자가 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관세 협상 타결의 원동력이 된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 프로젝트도 논의됐다. 강 대변인은 “향후 우리 미래의 먹거리 문제나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얘기하는 과정에서 ‘앞으로도 조선업 관련 부분은 정상회담을 비롯한 관세 마무리 (협상 과정)에 중요한 의제’라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조선·항공·반도체·배터리·자동차·에너지·핵심광물 등 서로 교류하고 협업할 부분에 대해 주로 의견을 나눴다”고 했다.
● 한미 정상회담서 ‘LNG 장기 구매’ 체결
한미 통상협의에 따라 한국 정부는 2028년까지 4년간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1000억 달러, 연평균 25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산 에너지 수입액이 224억 달러 수준임을 고려하면 연간 26억 달러의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가운데,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일부 계약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투자분의 대부분은 액화천연가스(LNG)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미국산 LNG 수입액(연간 약 31억 달러)을 고려하면 향후 4년간 매년 57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LNG를 구매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2028년까지 구매하기로 약속한 10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에너지의 약 22.8%(228억 달러)를 LNG로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4년 뒤 수입 물량까지 모두 포함하는 장기 에너지 구매 계약이 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에너지 수입은 과거 계약에 따라 진행되고 새로 체결해야 하는 물량은 일부”라며 “이런 신규 계약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 하기보다 향후 기회가 될 때마다 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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