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비난 담화에…대통령실 입장문 수정해 “유감” 문구 추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0일 1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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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위한 선제조치, 남북 모두 위한 것
진정성 있는 노력 왜곡에 유감 표한다”
첫 공지에 빠졌던 ‘유감’ 뒤늦게 추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대통령실은 2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정부의 대북정책을 폄훼한 데 대해 “평화를 위한 조치들은 누구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다”라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당초 입장문에는 유감 표명이 빠졌지만, 이후 발표된 최종본에는 해당 문구가 추가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들은 일방의 이익이나 누구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라 남과 북 모두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것”이라며 “북 당국자가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왜곡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뒤로 하고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반드시 열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처음 발표한 공지에서 북한을 향한 유감 표명을 담지 않았으나, 약 한시간 뒤 ‘북한이 노력을 왜곡한 것은 유감’라는 입장을 추가했다.

통일부도 별도 입장문을 내고 “남과 북 주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들은 일방의 이익이나 누구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라 남과 북 모두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또 “우리 정부는 대북·통일정책의 기본방향에 대해 지난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이미 밝힌 바 있다”며 “앞으로 이를 이행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부는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뒤로 하고,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새 시대’를 반드시 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우리 국가에 대한 서울당국의 기만적인 유화공세 도의 본질을 신랄히 비판’이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이재명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위인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정부가 시행하는 대북 유화책을 평가절하했다.

그는 “우리는 이재명 정권의 근간을 이루는 외교, 국방의 수장인 조현과 안규백이 후보자로 지목되었을 때부터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서슴없이 말한 데 대해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무모한 미한의 침략전쟁연습을 벌려놓고도 이재명 정권은 ‘방어적훈련’이라는 전임자들의 타령을 그대로 외워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상대가 될수 없다”라며 “진중치 못하고 무게감이 없으며 정직하지 못한 한국에는 우리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역외교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위정자들이 유화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데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그들도 저들이 바라는 조한관계가 결코 되돌아오지 않는다는것을 모를리가 없다”며 “모른다면 천치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평화 시늉과 관계 개선에 대한 장황한 횡설수설을 계속하고 있는 데는 궁극적으로 조한 관계가 되돌려지지 않는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우자는 고약한 속심이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이 들어앉은 이후 조한관계의 개선을 위해 무엇인가 달라진다는 것을 생색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진지한 노력을 대뜸 알 수 있다. 평화를 위해 저들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자는 속심”이라며 “그러나 아무리 악취 풍기는 대결본심을 평화의 꽃보자기로 감싼다고 해도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김여정 담화#남북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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