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당정대 이견마다 정청래 손들어줘… “鄭이 치고나가면 李 중재자 역할 분담”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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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폐지-방송 3법 등 혼선 정리
李 소수파 대표 경험도 작용한듯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만찬 회동에서 추석 전 검찰청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한 가운데 당정 간 이견이 불거질 때마다 이 대통령이 정 대표 등 집권 여당의 손을 들면서 체면을 살려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20일 정 대표를 포함한 당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추석 연휴 전까지 수사·기소 분리의 대원칙을 반영한 정부조직법부터 개정하기로 못 박았다. 이견이 있을 때 이 대통령이 직접 결론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방송 3법’ 처리 과정에서도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대통령실과 속도전에 나서는 당과의 엇박자 논란이 불거지자 “내 뜻에 부합한다”며 방송법 처리에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초 여당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과의 만찬에서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곤란한 일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입법은 결국 국회의 몫이라는 이 대통령의 인식과 당 대표로서의 경험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 비주류이자 소수파 출신인 이 대통령의 경험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 대표로 선출되긴 했지만, 의원 지지세가 약했던 정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당 장악력을 보이려 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원내 관계자는 “혼선이 빚어질 때마다 이 대통령이 직접 등판해 교통 정리를 한 것”이라며 “대통령과 당이라는 관계만 달라졌을 뿐 아직은 ‘이재명의 당’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당에서 먼저 치고 나가면 최종 중재자 역할로 이견을 조율하고 마무리 지으면서 대통령과 정 대표가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검찰, 언론 등 개혁 속도전에 대한 반대 여론을 감안해 신중한 태도를 보일 뿐 개혁 속도전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라는 뜻이다.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21일 전날 의견을 모은 추석 전 검찰청 폐지에 대해 “만찬 시작 30분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이 대통령은 ‘괜찮다’고 말했다”며 “정 대표도 이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할 정도로 두 분 다 이 방안에 흡족해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과된 방송문화진흥회법의 본회의 표결에 대해서도 “정의와 진실의 길을 따라 뚜벅뚜벅 담대히 걸어 나가겠다”며 법안 처리에 힘을 실어줬다.

#더불어민주당#정부조직법#당 장악력#방송 3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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