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우상호 사퇴 요구에 “기관장 임기 보장해야, 정치적 해석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31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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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제428회국회(임시회) 제2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8.26/뉴스1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제428회국회(임시회) 제2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8.26/뉴스1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대통령실에서 첫 공개 사퇴 요구가 나온 것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 위원장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적으로 정해진 임기는 2026년 8월까지“라며 ”임기를 채우면 지방선거(6월 3일) 출마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기관장의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했으며, 이러한 발언을 정치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30일 전국 9개 민영방송사와의 대담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향해 “대구시장에 출마할 의사가 있다면 그만두고 나가는 게 맞지 않으냐”고 말했는데, 이에 대한 반박글을 올린 것이다.

우 수석이 “아무리 봐도 이분은 방통위원장을 하는 목적이 정치적인 것 같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저는 2024년 7월 31일 방통위원장으로 취임해 이틀 만에 탄핵소추를 당했다. 2인 상임위원회가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한 것이 불법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방통위설치법에 따르면, 2인으로 회의를 열 수 있게 돼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 소추를 기각했지만 민주당 주도의 국회는 방통위 5인 체제를 복구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일관되게 방통위를 완전체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을 뿐 업무에서 정치적인 행위를 한 것은 없다”고 했다.

우 수석이 “(이 위원장이) 국무회의에서 준비해온 발언을 따로 하거나, 자신의 발언을 SNS와 기자들에게 직접 밝히는 등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국무회의에서 미리 준비한 발언을 따로 한 적은 없다”며 “굳이 ‘정치적 발언’으로 강변할 수 있는 발언이라면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이 정부의 첫 번째 국무회의에서 제가 ‘3특검이 정치보복으로 비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저는 6월 10일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했으며, 대통령의 제지로 발언이 중단되었던 7월 8일 마지막으로 참석했다. 이 기간 중 SNS에 글을 올린 것은 7월 2일 1회 뿐이다. 그것도 대통령실에서 설명한 것을 보충하는 정도였다”고 항변했다.

이 위원장은 “기관장 하나를 뽑아내기 위해서 방송통신위원회를 시청각미디어통신위원회로, 또 공공미디어위원회로 바꾸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를 기능에 큰 차이 없는데도 명칭을 바꾸게 되면, 현판이나 명함 바꾸는 데만 비용이 들까? 부수적인 낭비는 계산하기도 힘들 것”이라며 “법으로 정해진 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데서 법치가 시작된다. 법치는 법에 의한 지배다. 목적을 위해 법을 바꾼다면 법을 지배하는 것이다. 법을 지배하는 것은 독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 위원장에 대한 직권 면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감사원이 지난달 초 이 위원장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론 낸 바 있다”며 “정치 중립 의무 위반은 상당히 엄중한 사안으로 (국가공무원법에) 직권 면직 사유가 된다고 명기돼 있다. 그런 부분에서 검토에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진숙#방통위#자진사퇴#우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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