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 가뭄’ 강릉서 대책 회의…김홍규 시장 제대로 된 답 못해
“9월 비 올 거라 믿어” 발언에 “하늘 믿고 있으면 안돼” 질책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30일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오봉저수지를 방문해 가뭄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는 모습. (이재명 대통령 SNS) 2025.8.31/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강원 강릉시를 찾은 자리에서 김홍규 강릉시장과 대책회의 하는 장면이 화제다. 이 대통령이 가뭄 대책을 묻는데 김 시장이 “9월에는 비가 올 것”이라는 식의 어이없는 답변을 늘어놓는가 하면 ‘원수 확보’를 위한 추가 예산 관련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질책성 질문이 5분 넘게 이어지는 장면도 있었다.
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30일 강릉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강릉시 가뭄 대책 회의를 주재하고, 김 시장에게 물 공급을 위한 원수 확보 비용에 관해 질문을 거듭했다.
이 대통령이 “아까 연곡 저수지 확장하는데 1000억원이 든다고 하는데 그거보다 이게 훨씬 싸다”고 하자, 김 시장은 “그건 정수장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아니 5만 톤의 원수를 확보해야 정수를 할 거 아니냐. 원수를 확보하고 정수까지 하는 그걸 종합적으로 1000억 원 든다는 거 아니겠나”라고 했고, 김 시장은 “맞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다시 “원수 확보에 드는 부분 예산은 얼마 정도냐. 1000억 원 중에 원수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라고 하자, 김 시장은 “거기에 원수 확보 비용은 없다. 오로지 정수장을”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 원수가 5만 톤이 없을 텐데”라고 하자 김 시장은 “지하 저류 댐을 1만 8000톤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좀 이상한데, 처리가능한 원수 1만 8000톤 확보하고, 그걸 정수하기 위한 시설을 지금 하고 있다면서요”라며 “그건 이미 하고 있는데, 추가로 1000억 원 정도 더 든다고 얘기했는데 그 1000억 원의 소요 내용이 뭐냐는 말”이라고 재차 질문했다.
김 시장은 “5만 톤 용량의 정수장을 만드는 비용”이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이 다시 “그럼 원수는 어디서 오냐”고 하자 김 시장은 “원수는 아까 지하댐 1만 8000톤하고”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그건 이미 하고 있지 않나. 그럼 1000억 원은 기존 예산을 합친 금액을 말하는 거냐. 추가로 드는 게 얼마냐, 이미 확보된 예산과 계획에 추가한 게 얼마냐”라고 물었다.
결국 김 시장은 500억 원 정도 추가된다고 설명했으나, 이 대통령이 “500억 원 소요 내용은 뭐냐”고 묻자 김 시장은 “정수장 확장”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그럼 원수 확보는 추가로 안 되는 거지 않나. 계속 그거 물어보는데, 500억 원으로 정수 시설을 한다고 해도”라고 했고, 김 시장은 “5만 톤을 우리가 확보할 수 있다. 제가 다 설명은 못 하는데”라고 밝혔다.
이에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대통령이 물어보는 건 더 필요한 3만 5000톤에 대한 500억 원 예산에 원수 확보, 정수 확장, 두 개 다 들어가느냐, 그 세부내용을 물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시장은 “지하 저류 댐, 현대화 시설로 돼 있기 때문에…”라며, 이 대통령과의 5분 넘는 대화 동안 원수 확보에 추가로 필요한 예산에 관해 설명을 하지 못했다.
결국 이 대통령은 “이미 기존 계획이 있다면 그 원수를 정수하는 예산도 당연히 있을 것 같아서 하는 얘기”라며 “나중에 확인해 봐라, 무슨 말인지”라고 말했다.
김 시장이 “9월엔 비가 올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해 이 대통령이 “하늘을 믿고 있으면 안 된다”고 질책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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