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31일 중요 군수기업소를 방문해 미사일 생산 능력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AP 뉴시스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를 계기로 한자리에 모이는 북-중-러 3국 정상은 열병식과 리셉션 등 공식 행사 외에 별도의 양자회담이나 3자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3국 정상의 만남은 북-중-러 3국 밀착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신냉전 구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중-러 3국의 결속 배경에 미국을 견제하면서 경제 제재 등을 완화하려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첫 다자 무대 데뷔이자 6년 8개월 만에 방중하게 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적어도 김 위원장과 시 주석 간에 정상회담에 준하는 만남이 이뤄지고 미국을 견제하는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며 “북한의 중국 전승절 참석은 단순히 우방으로서의 참석이 아닌 전략적 위상이 높은 국가로서 중국 및 러시아와 전략적 이해를 같이할 수 있는 국가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중국도 전승절을 통해 러시아, 북한과의 밀착을 보여주는 것이 미국과의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핵 협상에서 중국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은 미-중 협상에서도 활용될 여지가 있다”며 “북한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개선해 놓는 것이 대미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국 입장에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표면적으로 ‘공정한 다극 세계질서’를 추구하면서 우크라이나전으로 인한 국제적 고립을 해소하고자 중국에서 개최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전승절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 위원장의 새로운 미사일 생산라인 시찰 소식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새로 설계된 컨베이어 벨트식 미사일 자동화 생산시설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미사일 생산능력이 비약적으로 장성(확대)되고 중요 미사일부대들에 대한 전투정량을 계획대로, 구상대로 늘릴 수 있는 확고한 담보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방중을 앞두고 이 같은 행보에 나선 것은 북한이 단순히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대량 생산하는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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