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주애 위상 어떻게 변했나…‘사랑하는·존귀하신·존경하는 자제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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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9월 3일 1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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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첫 등장 이후 군사·민생·외교 광폭 행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동지께서 2일 오후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전용열차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딸 주애가 함께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동지께서 2일 오후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전용열차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딸 주애가 함께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 주애가 불과 2년여 만에 ‘사랑하는 자제분’에서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불리며 북한 정치·군사·민생 현장에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열병식 주석단 상석부터 민생 행보까지, 북한 매체가 전하는 주애의 행보는 단순한 가족 동행을 넘어 정치적 상징성을 드러내는 장면들로 채워지고 있다.

김 총비서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1일 오후 평양에서 전용열차 ‘태양호’를 타고 출발한 김 총비서는 전승절 행사 전날인 2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5시) 베이징에 도착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신화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을 비롯해 딸 주애도 방중 일정에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6년 8개월 만에 가장 중요한 혈맹인 중국 최고지도자를 만나러 가는 길에 주애를 동반한 점에서, 과거의 전례를 비춰볼 때 사실상 ‘후계자 신고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딸 주애와 함께 ‘중요 군용 대차 생산 공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24년 1월 5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딸 주애와 함께 ‘중요 군용 대차 생산 공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24년 1월 5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주애의 존재가 처음 포착된 건 2022년 11월 김 총비서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현지 지도할 때였다.

2023년 2월 평양 서포지구 새거리 착공식에서 북한은 그를 ‘사랑하는 자제분’으로 소개했다. 같은 해 주애는 전략무기 발사 훈련을 참관하며 군사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북한 정권수립일(9·9절)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김 총비서와 나란히 주석단에 앉아 ‘상석’ 대우를 받았다.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이 무릎을 꿇고 귓속말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호칭도 ‘존귀하신’에서 ‘존경하는’으로 격상됐다.

2024년 들어서는 활동 폭이 더 넓어졌다. 신년 경축 대공연에서는 김 총비서와 나란히 앉은 주애가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불린 반면, 리설주 여사는 한 발 떨어진 자리에 앉아 대조를 이뤘다. 같은 해 1월 황해북도 광천 닭공장을 시작으로 서포지구 새거리 착공식과 전위거리 준공식, 최현급 구축함·군수공장 시찰, 러시아 대사관 방문 등 민생과 군사, 외교 현장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건군절(인민군 창건) 76돌인 지난 2024년 2월8일 딸 ‘주애’와 국방성을 축하방문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건군절(인민군 창건) 76돌인 지난 2024년 2월8일 딸 ‘주애’와 국방성을 축하방문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짧은 기간 동안 이어진 이 같은 행보는 김 총비서가 딸 주애를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내세우려는 구도와 맞물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에 김 총비서가 중국을 방문하며 주애와 동행하는 것도 사실상의 ‘후계자 신고식’에 가깝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앞서 북한의 두 번째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후계자 내정 9년 만인 지난 1983년에서야 중국을 방문해 덩샤오핑을 만나며 북한의 후계자로 중국의 인정을 받았다.

김 총비서도 2009년 후계자로 내정된 뒤 2011년에서야 중국을 방문해 ‘신고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 북한 최고지도자의 2세가 집권 전 중국을 찾는 일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아직 후계 선언이 명확히 이뤄진 것은 아니며, 권력세습의 불가피성을 미리 각인시키려는 ‘상징 정치’ 성격도 동시에 담겨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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