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한미일 군사훈련… 美 “제1도련선內 전력 강화” 中억제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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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정상회담 이후]
中 태평양 진출 차단 ‘해상 방어망’
美, ‘北억제 아닌 中견제’ 분명히 해
합참 “북핵 대응 훈련” 美와 온도차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가 2024년 6월 26일 오후 한국·미국·일본 3국의 최초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2024.6.26/뉴스1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가 2024년 6월 26일 오후 한국·미국·일본 3국의 최초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2024.6.26/뉴스1
《韓-美-日 ‘프리덤 에지’ 훈련… 美 ‘北억제→中억제’ 초점 이동

미군이 한미일 3국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가 조만간 실시된다고 발표하면서 “‘제1도련선(島鏈線·First Island Chain)’ 내 억지력 강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태평양 진출 방어 최전선인 제1도련선을 언급하면서 한미일 군사훈련이 중국 견제 목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동맹 현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미국이 한미일 안보 협력의 초점을 북한에서 중국 견제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가 한미일이 실시하는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 실시 계획을 발표하며 훈련 목적을 “제1도련선(島鏈線·First Island Chain) 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억지력을 한층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1도련선’은 미국이 냉전기에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차단하기 위해 설정한 해상 방어망으로 중국은 이 선 돌파를 해상 전략의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군이 제1도련선을 공식 자료에 거론한 것은 한미일 군사 협력의 목표가 북한 억제가 아닌 중국 견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4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한미일 3국이 곧 시행될 프리덤 에지 훈련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프리덤 에지는 해양·공중·사이버 등 다영역에서 특정 기간 동시다발적으로 시행되는 한미일 연합 훈련이다. 프리덤 에지는 한미일 정상이 2023년 발표한 ‘캠프데이비드’ 합의에서 한미일 연합 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한 데 따라 지난해 6월, 11월 실시됐다. 이번 훈련은 10개월 만으로 이달 15∼19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 등에서 실시된다. 이재명 정부는 물론이고 올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프리덤 에지 훈련이다.

인태사령부가 프리덤 에지와 관련해 ‘제1도련선’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일각에선 한미일 군사 훈련 목적이 중국 억제에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태사령부가 이번 훈련에 대해 “강화된 해상 차단 작전 훈련(maritime interdiction operation training)이 도입된다(introduce)”고 밝힌 것 역시 훈련 목적이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제1도련선 돌파를 막는 데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만간 발표할 최상위 국방 전략 문서 국가방위전략(NDS)에서 중국 견제가 미 국방 전략상 최대 과제라 명시하고, 북한 등의 다른 위협은 동맹국의 자체 국방력을 강화해 대응한다는 원칙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1월 훈련 당시엔 ‘북한’을 언급하며 훈련 목적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대응에 있음을 시사했던 인태사령부는 이번엔 아예 북한을 거론하지 않은 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공동으로 달성하고 유지하겠다는 양국의 공동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위협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것을 강조하는 동시에 주한미군은 대중 억제라는 목표를 위해 그 역할과 규모를 재조정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미군 안보 전략이 큰 틀에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에 대한 언급은 생략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도 5일 훈련 실시 계획을 발표했지만 중국을 떠올릴 만한 표현을 쓰지 않았다. 합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시행하는 연례 훈련”이라고 해 미국과 온도 차를 드러냈다.

한편 통상 3일간 실시되던 프리덤 에지 훈련 기간이 이번엔 5일로 늘어난 것을 두고도 중국 견제를 위해 훈련을 강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군 관계자는 “지난해 두 차례 했던 훈련을 올해 한 차례에 몰아서 진행하다 보니 기간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1도련선(島鏈線·First Island Chain)
미국이 냉전기에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차단하기 위해 설정한 해상 방어망. 일본 규슈 남단부터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북부를 연결하는 방어선으로 중국은 미국과 전쟁 발발 시 제1도련선 돌파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일 군사훈련#제1도련선#프리덤 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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