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악수하려고 마늘·쑥 먹어”…정청래에 뼈있는 농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8일 14시 10분


코멘트

李대통령-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
정청래 “李, 오늘은 하모니메이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악수하려고 당 대표 되자마자 마늘하고 쑥을 먹기 시작했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하모니메이커(Harmony Maker)’다”(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대통령이 8일 대통령실 연찬장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여야 당 대표와 함께 오찬 회동을 벌였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극한 대치 상황을 그려왔던 여야는 이날 회동에서만큼은 ‘고성’과 ‘무시’보다는 손을 맞잡은 모습을 보였다.

회동은 무겁지 않은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참석자들은 이날 오전 11시 55분 회동 장소에 먼저 도착 후 우상호 대통령실 비서관 등과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4분 뒤 이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참석자들도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색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 사진을 찍기 전 “손을 잡고 찍으면 어떨까요”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진 여야 오찬 회동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08.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기념사진 후 장 대표는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모두 발언을 이어갔다.

장 대표는 “정청래 대표하고 악수하려고 당 대표 되자마자 마늘하고 쑥을 먹기 시작했는데, 미처 100일이 안 됐다”며 “오늘 이렇게 악수에 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 당시 당 대표 직무대행을 했던 송언석 원내대표와 공개석상에서 악수를 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악수도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내란 사태에 공개적인 사과를 하지 않는 국민의힘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해왔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았는데, 그동안 짐이 무거우셨을 것 같다. 그 짐을 여당과 또 야당과도 함께 나누시면 조금 더 그 무게가 덜하지 않을까 이런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여당과의 협치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장 대표는 특검, 외교, 조직개편안 등 정부의 각종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요구 사항을 언급한 뒤 협조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장 대표는 “대통령이 정치를 복원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 준다면 야당도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민생을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협조할 부분은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며 “민생과 경제를 위해서 정부와 여당과 야당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어 주시고 그 소통 창구를 계속 열어주십사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가진 여야 오찬 회동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08.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정청래 대표도 그동안 장외에서 보였던 치열한 대치 상황을 회동장으로 끌고 오지 않았다. 정 대표는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이렇게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오늘은 하모니메이커가 (harmony maker) 된 것 같다”고 했다. 여야 간 극한 대치 상황에서 여야 대표 회동을 통해 얼어붙은 정국을 녹이기는 데 이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어 “여야가 만났으니 향후 건설적인 여야의 대화가 복원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우리 장동혁 대표님과 우리 박준태 의원님은 법사위에서 이렇게 활동을 같이 했었고 또 박성훈 대변인도 논평하는 거 잘 듣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서로 여야가 덕담도 나눌 수 있는 그런 좋은 관계가 하루빨리 다시 복원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모두 발언 마지막을 장식한 이 대통령은 “저는 민주당의 대통령,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이긴 하지만, 이제는 국민의 대통령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야당 정치권의 이야기 또 야당을 통해 들리는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도 최대한 많이 듣도록 노력하고, 또 듣는 것을 넘어서서 국정에 모든 국민들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