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면 죽는다’ 산재 예방 명함 문구에…‘너도’ 넣으라는 李대통령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9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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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1회 국무회의에서 민생경제 회복·안정 대책 토론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09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1회 국무회의에서 민생경제 회복·안정 대책 토론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09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국무회의에서 반복되는 산업재해와 관련해 “관념을 바꿔야 한다”며 “‘사람을 위험에 방치한 채로 일을 시키면 안 된다’, ‘내가 감옥에 가는 일이다’, ‘회사 망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충분히 예측되는 뻔한 추락사고가 지금도 반복된다”며 “(근로자가) 안전바를 걸기만 해도 안 죽었을 것 아닌가. 계속 그런 사고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건 정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가깝지 않느냐”며 “엄벌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의 인생을 통째로 다 망가뜨리고 그것으로 돈 벌어먹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되나. 기본적인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이걸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예방 차원에서 필요하면 근로감독관의 숫자를 더 늘리라”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지금 현재 인사혁신처에서 잘 협조해 주셔서 수시 채용 공고가 나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산재에 대한) 관념을 바꿔야 한다”고 하자 김 장관은 “제 명함 뒤쪽에도 영어로 돼 있는 것을 바꾸겠다. ‘떨어지면 죽습니다’라고 이렇게 하겠다. 저희 (근로)감독관님의 명함에도 그렇게 돼 있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떨어지면 죽는데, 떨어진 사람만 죽는 게 아니라 떨어지게 방치한 사람도 죽는다(고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감독관이 실제로 너무 추락사가 안 줄어드니까 명함을 줄 때 명함 뒤에 ‘추락사 방지. 떨어지면 죽습니다’라고 해서 갈 때마다 홍보물처럼 준다. 장관 명함도 그렇게 바꾸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그러면 끝에다가 괄호 열고 ‘너도’라고 넣으라”고 했다.

이매진
이 대통령은 앞선 국무회의에서도 산업재해 예방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산업재해를 막으려고 단속과 예방을 강조했더니 건설 경기가 죽는다는 항의가 있다”며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말했다. 이어 “중대재해 발생 시 추락 방지 시설 비용 곱하기 몇 배, 매출의 몇 배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기면 안 된다”며 “형사 처벌보다 과징금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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