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송언석 ‘그리됐으면 좋았을 걸’ 발언, 5·18 연상… 사죄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1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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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미국 전 하원의원 방한단과 만나 인사말하고 있다. 2025.09.11 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미국 전 하원의원 방한단과 만나 인사말하고 있다. 2025.09.11 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은 11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 도중 이재명 대통령과 정 대표를 향해 ‘막말’을 한 당사자로 지목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장, 여야 대표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죽임을 당할 뻔한 그 일이 성공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며 “급기야 같은 당 최고위원이 공식회의 석상에서 이를 옹호하고 동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차마 믿을 수 없을 만큼 참담하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른바 노상원 수첩, 그 존재만으로도 국민들 가슴을 쓸어내렸던 그 참혹한 내용을 두고 그렇게 됐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라며 “상대방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아니라 망동이다. 국민 상식과 헌법으로부터의 일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그 당시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끔찍하다”며 “5·18 광주가 기억나지 않느냐. 그 참담했던 국민 살상행위, 민주주의 침탈 행위가 기억나지 않느냐”고 했다.

우 의장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국회를 침탈하고 헌정질서를 중단시키고 정치적 상대방을 폭력으로 제거하려던 내란에 찬동한다는 의미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장은 국회의 대표로서 그 무도한 계획에 의해서 살상 당할지도 몰랐던 피해자로서 이 사안을 중대하게 인식한다”며 “발언 당사자께서 정식으로 사과하실 것을 요구한다. 국민 앞에 사죄하기 바란다. 헌법과 민주주의 앞에 사과하라”고 했다.

앞서 정 대표는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 대통령도 저 정청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불귀의 객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석 쪽에서 “제발 그리 됐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발언이 나왔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0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영상을 통해 확인한 결과 막말의 주범은 다름 아닌 송 원내대표”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불과 이틀 전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만나 여야 민생협의체 구성을 통한 협치 의지를 보여줬는데 송 원내대표의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대통령과 상대 당 대표에 대해 차마 입에 올릴 수도 없는 망언을 한 송 원내대표는 의원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옹호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1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바로 2찍”이라며 “전 국민의 41%에 속하는 국민 중의 한 사람이다. 당신들의 횡포에 치를 떨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제발 그리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 두 사람이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기호 2번을 찍은 대한민국 국민을 사람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박멸의 대상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며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제발 정신 차리고 정신줄 좀 놓지 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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