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나오고 있다. 뉴스1
통일교 현안 청탁을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을 건네고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82)가 17일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에 자진 출석해 9시간가량 조사받았다.
한 총재는 이날 오전 9시 46분경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10시경 조사가 시작됐으며 오후 4시 45분경부터 조서를 열람했다. 한 총재는 오후 7시 33분경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최근 심장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그는 오전 출석 당시엔 통일교 관계자의 부축을 받으며 건물로 걸어갔지만, 귀갓길엔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한 총재는 조사를 마친 뒤 사무실 1층에서 취재진들로부터 ‘다섯 가지 혐의에 대해 다 인정했느냐’ ‘권 의원 구속 결과를 보고 출석 일정을 결정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답하지 않았다.
그는 ‘권 의원에게 왜 1억 원을 전달했느냐’는 물음엔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에게 목걸이와 가방을 전달하신 적 없느냐’는 질문에도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청탁을 직접 지시하거나 승인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도 “없다”고 했다.
한 총재는 ‘조사에서 어떻게 해명하셨느냐’고 묻는 말엔 “전체적으로 들어보시라. 내가 어떻게 답했는지”라며 “너무 많다”고 밝혔다.
이때 한 유튜버가 ‘불법 정치자금, 청탁 직접 지시하셨죠’라고 소리 지르자, 한 총재는 “아니야”라고 강하게 소리치며 부인하기도 했다.
한 총재는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한 총재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 등을 건네며 교탄 현안을 청탁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네며 통일교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 한 총재의 승인과 지시가 있었는지 특검은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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