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힘 의원들 與비난 손팻말 붙이자
秋 “질서유지권 발동” 나경원 등 퇴장 명령
羅 강력 항의에 秋 선후배 관계 빗대 맞불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퇴장 명령을 한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9.22/뉴스1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또다시 강하게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주당을 겨냥한 손팻말을 노트북에서 떼지 않자 퇴장을 명령했고,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하며 여야간 고성이 터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추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서울대 선후배 사이인 나경원 의원을 향해 “이렇게 하시는 것이 윤석열 오빠에게 무슨 도움이 되냐”고 말했다. 이날 법사위는 약 2시간 동안 정회와 속개를 반복한 끝에 파행됐다.
이날 오전 국회 법사위에서는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관련 검찰개혁 입법청문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노트북 앞에 붙였다. 추 위원장은 이를 두고 “국회법 위반”이라며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경고하겠다. 회의 진행 방해 물건 반입 금지 조항을 어겼다. 경고 2회 넘으면 3회째는 퇴장 조치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결국 추 위원장은 손팻말을 떼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회의 질서 유지권을 발동하겠다”며 나경원·송석준·조배숙 의원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퇴장 명령을 한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9.22/뉴스1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석으로 몰려가 “의사진행발언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추 위원장은 이를 무시한 채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 및 참고인을 소개하는 등 회의 진행을 이어갔다. 신응석 전 서울남부지검장은 선서를 마친 뒤 위원장석 앞에 몰려있는 여야 의원들을 비집고 선서문을 추 위원장에게 전달하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이때도 나 의원 등은 추 위원장에게 “의사진행발언권도 안 주고 경고한 뒤 퇴장하라는 법이 있느냐”고 따졌다. 추 위원장은 “위원장석을 둘러싸서 회의 진행을 방해하면 국회법 위반”이라며 “자리로 돌아가라”고만 했다.
여당 의원석에선 퇴장하지 않는 야당 의원들을 두고 “상대가 너무 소란하다” “퇴장시켜달라” “윤석열(전 대통령)이랑 똑같은 사람들” “국민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 등의 고성이 나왔다. 추 위원장은 국회 경위에게 “의원들에 대해 퇴장을 명했으니 협조해달라”며 “퇴장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추 위원장은 이어 “왜 회의 진행을 방해하느냐”며 “검찰 개혁되면 큰일 나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되느냐, 나경원 의원”이라며 “그렇게 하시는 게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되시겠느냐”고 비꼬았다. 나 의원은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윤 전 대통령의 3년 후배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퇴장 명령을 한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9.22/뉴스1 추 위원장은 여야의 고성이 잦아들지 않자 정회를 선언했다. 회의는 약 30분 만에 속개됐으나 여전히 큰 소리가 이어졌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심문이 시작된 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또다시 위원장석으로 몰려가 “말이 안 된다”며 “(퇴장한다면 야당 의원) 5명 중에 3명의 발언권이 없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당 의원들도 자리를 박차고 나온 뒤 “나가라” 등 소리쳤다. 추 위원장은 “국회 선진화법 위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자체가 위력으로 회의 진행 방해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 위원장은 회의 진행이 불가하다고 판단한 듯 약 15분 만에 다시 정회했다.
속개된 회의에서 추 위원장은 “위원장의 경고에도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며 “선진화법 위반한 것이고, 위원장 회의 진행과 위원의 발언을 방해했다. 매우 위중하고 엄중한 사안에 대해 위원들과 논의해 별도의 후속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추 위원장의 ‘윤석열 오빠’ 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촉구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추 위원장이 공식 회의장에서 내뱉은 한마디는 귀를 의심케 하는 저급한 막말이자 국민 앞에서 국회의 체면을 바닥에 내던진 추태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 권위와 민주주의 품격을 지키기 위해 추 위원장은 더 이상 법사위원장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국민 앞에 사과하고 즉각 물러남으로써 국회의 마지막 체면이라도 지켜야 할 것”이라며 “더 추해지기 전에 지금 떠나라”고 했다. 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추 위원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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