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24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김대중평화센터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평생을 아버지의 정치적 동반자로 헌신해 온 김 이사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전했다. 이어 “고인은 김 전 대통령의 곁을 지키며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숨은 공로자였다”고 했다.
1950년 전남 목포의 방공호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이 투옥되자, 모친 이희호 여사를 도와 재야인사들과 함께 구명 운동을 펼쳤다. 당시 이 여사를 비롯한 관련자 부인들이 입에 검은 십자 테이프를 붙이고 벌인 ‘침묵 시위’는 고인의 기획으로 알려졌다.
1980년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때는 시위 배후 조종 혐의로 지명 수배돼 3개월간 도피 생활을 하다 체포되기도 했다. 또 DJ 정부 말기에는 권력형 비리 사건에 연루돼 2003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이후 2007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재단법인 김대중기념사업회(현 김대중재단)’를 설립했다. 2019년 이 여사 서거 후에는 유지를 받들어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직을 맡아 김 전 대통령의 평화·인권·화해협력 정신을 계승하는 데 여생을 바쳤다.
평화센터 측은 “고인은 생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신중한 성품으로 대중에게는 깊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묵묵히 시대의 소명을 다하는 삶을 살았다”며 “아버지의 영광 뒤에서 모든 고난을 함께 짊어졌던 아들이자, 민주주의를 향한 험난한 여정의 가장 든든한 동지였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라고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신선련 씨와 아들 종대, 종민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김대중평화센터와 김대중재단이 주관한다. 장례위원장은 남궁진 전 문화부장관, 집행위원장은 배기선 김대중재단 사무총장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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