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상선 덕성호, 中깃발 달고 서해 NLL 침범했다 퇴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6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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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불법환적 관여해 제재 대상인 선박
해군 60여발 경고사격…1시간만에 나가

2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상선 NLL 침범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2.10.24. [서울=뉴시스]
북한 상선 ‘덕성호’가 26일 중국 선박으로 위장한 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서해 NLL 일대에서의 첫 대북 경고사격이다. ‘덕성호(길이 140m)’는 지난해 석탄 해상 불법환적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우리 정부가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선박이다.

군에 따르면 26일 오전 5시경 덕성호가 우리 군의 수십차례 경고방송에도 불구하고 백령도 인근 서해 NLL을 5km가량 침범했다. 이에 인근 해역의 우리 해군 천안함(호위함)이 기관총과 함포로 60여발의 경고사격을 실시했다고 한다. 그제야 덕성호는 방향을 틀어 NLL 침범 1시간 만에 관할해역 밖으로 빠져나갔다는 것. 군 관계자는 “(덕성호의) 선체에 오성홍기(중국 국기)가 걸려있었고, NLL 침범 직후 선박자동식별장치(AIS)의 국적도 북한에서 중국으로 바꿨다”고 전했다. 당시 덕성호 인근에 중국 어선 10여척이 조업 중이었다고 한다.

군은 북한의 후속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2022년 10월 북한 상선 ‘무포호’가 서해 NLL을 침범했다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하자 북한은 방사포(다연장로켓) 10여 발을 NLL 완충구역을 향해 발사했다. 당시 북한은 “남조선 괴뢰해군 소속 호위함이 불명 선박 단속을 구실로 아군 해상군사분계선을 침범해 경고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군은 현재까지 덕성호의 의도적 침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서해 NLL 무실화를 노렸을 개연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2월 백령도와 연평도 북쪽의 ‘해상국경선’을 언급했고, 올 4월 ‘북한판 이지스함’ 최현호 진수식에선 ‘중간계선 해역’이란 표현을 쓰는 등 서해 NLL 무력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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