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30일 열린 가수 지드래곤 콘서트의 VIP 티켓은 온라인 티켓 거래 사이트 ‘티켓베이’에서 680만 원에 거래됐다. 티켓 정가 22만 원의 31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같은 달 21일 열린 가수 세븐틴의 R석 티켓은 정가가 11만 원에 판매됐는데, 티켓베이에선 59배 뛴 650만 원에 팔렸다.
개인 간 티켓을 양도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온라인 티켓 거래 사이트가 ‘초고가 암표 거래’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다수 인기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의 티켓이 정가의 수 배에서 수십 배에 달하는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상황에서 암표를 신고 및 제제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이 국세청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티켓베이에서 거래된 건수는 29만8000여 건에 달했다. 같은 해 티켓베이 매출액은 104억1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12.5% 급증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이곳에서 거래되는 입장권 대다수는 웃돈이 붙은 채 거래된다. 인기 공연의 경우 수요가 몰려 수십 배에 달하는 웃돈이 붙는 경우가 잦은 만큼 티켓을 여러 장 구매해 되팔기를 하는 ‘암표 거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확인 결과 거래 플랫폼은 불법이나 편법 거래를 제재하는 절차를 두지 않고 단순 중개만 수행하고 있다”며 “티켓베이 측에선 ‘암표 신고·제재 절차 자체가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공연법 개정을 통해 티켓 재판매 관련 규제가 도입됐지만, 매크로 등 자동 프로그램을 활용한 대량 구매만 금지할 뿐 개인 간 웃돈 거래는 단속 근거가 없어 제도적 공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의 경우 공연 티켓의 액면가를 초과하는 재판매와 재판매 목적 구매 자체를 금지하고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의결한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는 티켓베이 대표가 포함됐다. 정무위 위원들은 티켓베이 측에 최근 암표 거래 실태와 방지 대책 등을 질의할 전망이다. 김 의원은 “티켓 중고거래 플랫폼은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소비자들의 간절함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다”며 “현행 규제로는 암표 거래를 막을 수 없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가 상시 모니터링과 거래 투명성 강화등을 통해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플랫폼과 불법 판매상들이 암표 거래로 폭리를 취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며, 공정위가 즉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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