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대치동 자택에서 경찰에게 체포된 뒤 영등포경찰서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4분쯤 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2025.10.2/뉴스1
2일 경찰에 체포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이재명(대통령)이 시켰느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대표)가 시켰느냐. 아니면 ‘개딸’(개혁의딸)들이 시켰느냐”며 “방통위 기관 없애는 것도 모자라서 이진숙한테 이렇게 수갑을 채우냐”고 반발했다. 이 전 위원장은 발언하는 과정에서 검은색 천에 가려진 수갑을 수차례 들어올리며 격앙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된 뒤 “전쟁이다. 이 말을 한 여성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과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일을 하는 집단, 상상하지도 못하는 일을 하는 집단이라고 말한 적 있죠? 이진숙, 여기 수갑차고 있다”고 했다. 이는 이 전 위원장이 지난해 8월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후 보수성향 유튜브 등에 나와 했던 발언이다.
이 전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은 제가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과 배치돼서 없앤다고 사퇴하라고 했다”며 “대통령이 시키는 말을 듣지 않아서 저를 자르고 기관까지 없앤다는 뜻 아니냐”고 되물었다. 민주당은 지난 4월 국가공무원법 위반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전 위원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이 전 위원장이 출석에 불응해 이날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서울 영등포경찰소로 압송되고 있다. 홍진환 기자이 전 위원장은 “영등포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를 세 차례 보낸 건 사실”이라면서도 “출석요구서가 출석 요구한 날보다 늦게 도착한 날이 있었고 마지막 출석 요구가 된 날이 9월 27일인데 (날짜가) 지난 후에 받았다”고 했다. 또 “그날(9월 27일)은 방통위 기관을 없애고 방미통위라는 새로운 기관을 만들기 위해 법을 통과시키려 했다”며 “마땅히 기관장으로 국회에 참석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얘기했던 선출 권력 아니냐”며 “선출권력보다 개딸 권력에 센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이어 “지난 7월 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노종면 의원이 ‘대법관하겠느냐, KBS 이사하겠느냐’고 묻자 김어준 씨가 ‘대법관 일주일, 방통위원장 일주일 시켜주면 되겠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됐다”며 “대통령 위에 개딸 권력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무영 변호사 페이스북 과거 이 전 위원장의 명예훼손 사건 법률 대리인을 맡았던 임무영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수갑의 남용”이라며 경찰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수갑을 찬 이 전 위원장의 사진을 올렸다. 이 전 위원장은 압송 당시 검은색 천으로 수갑이 가려졌으나 임 변호사가 천이 걷힌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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