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검사 감찰 지시, 내가 재판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27일 16시 05분


이화영 재판 퇴정검사 공개 경고에
檢내부 “장관 통해 구두 지휘하면 될 일”
“오해받지 않으셨으면” 글 올리기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2024.10.2 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2024.10.2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위증 혐의 재판에서 집단 퇴정한 검사들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데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27일 “감찰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를 지낸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이게 어떻게 해서 ‘사법질서와 헌정에 대한 부정행위’가 되고 대통령이 직접 신속한 감찰을 명할 정도의 사안이 되느냐”며 “대통령께서 오해를 받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검사들에 대한 부당한 감찰로 공소 수행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한 ‘오해’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이 대통령이 자신의 공범 이화영을 위해 이화영 재판 담당 검사들에 대한 수사와 감찰을 지시했다”는 주장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 검사는 “검사는 형사소송법상 기피신청권자기 때문에 기피신청이 정당했는지는 재판에서 따져보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을 기소한 서현욱 전 수원지검 형사6부장검사는 공 검사의 글에 “술을 샀다고 지목되는 쌍방울 직원만 증인으로 채택해 배심원의 눈과 귀를 가리는 걸 공정하다고 볼 검사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전날 수원지검 검사들이 재판부의 결정에 반발한 것이 정당하다는 취지다.

한 검찰 관계자는 “만약에 대통령이 검사들의 집단 퇴정을 문제라고 생각했으면 법무부 장관을 통해 구두로 지휘 내렸으면 될 일”이라며 “그런데 공개적으로 경고에 나선 것은 ‘내가 이화영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검찰에 알리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검은 조만간 법무부와 조율을 거쳐 감찰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법무부는 검찰 고위급을 위주로 감찰하고 대검이 평검사 등을 감찰하는 관례를 고려할때 대검이 감찰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장관의 국회 일정 등으로 아직 감찰에 대해선 확정된 게 없는 상황”이라며 “큰 틀에선 대검에서 감찰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는 “법무부 측 의견을 들어보고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부지사 변호인단은 재판부 기피신청을 내고 퇴정한 수원지검 공판부 소속 검사 1명 등 총 4명에 대해 법정모욕 및 직무유기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27일 고발했다. 변호인단은 “재판을 무산시키려는 명백한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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