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내년을 원산갈마 방문의 해로…재외동포부터 관광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9일 16시 23분


“내년 4월 트럼프 방중 전후 북미회담 희망
트럼프 머리에 원산갈마관광지구 구상 있어
국민에 기회 주어지면 수천명 가려고할 것”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9/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9/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내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베이징 방문이 예정된 시기까지 남은 4개월이 한반도 평화 공존의 운명, 대북정책의 성공을 좌우할 관건적 시기”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완전한 남북 관계 단절 시대에 어떻게든 바늘구멍이라도 뚫어라, 하는 것이 대통령님의 명령”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 장관은 “외교 안보 부처의 존재 이유는 군 통수권자 대통령의 신념과 철학을 뒷받침하는 데 있다”며 “대통령의 신념, 철학이 기준 돼야 한다”고 했다.

정 장관은 “통일부 희망으로는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 방중 계기 전후에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이재명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현실적으로 정전 체제 당사자”라며 “평화 체제로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핵심적 당사자”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4월 베이징에 오는 계기를 그냥 보고 넘길 수 없다”며 “한미-한중 정상회담을 했고 내년 초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이제 마지막 고리인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미중남북 4자 고리가 완성이 된다”고 했다.

또 정 장관은 “평화 공존을 제도화할 것”이라며 “국정 과제에서 제시한 남북 기본 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미정상회담 실현은 정세와 연동돼 있고 지금은 바늘구멍도 막혀 백약이 무효”라며 “정세가 요동치면 이런 문제를 제기할 공간이 만들어지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이와 관련해 ‘서울-베이징 고속철 구상’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북한을 통과해 중국까지 가는 고속철이다.

정 장관은 “개성에서 평양 186km 구간, 평양 신의주 224km 구간을 한중이 서로 공동으로 협력해 고속철을 건설하는 제안”이라며 “2018년 중국 리커창 당시 총리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볼 때 중국 측이 먼저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현 가능성이 문제이지 이 구상은 중국에도 좋고 우리에겐 더 좋은 것”이라며 “북한에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북한도 2018년 정상회담 국면에서 고속철 건설을 희망한 사실이 있다”며 “따라서 정세 변화와 발맞춰 남북중을 잇는 서울-베이징 고속철 구상을 관계 기관 등과 구체적으로 실행 계획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9/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9/뉴스1
정 장관은 북한이 올 7월 개장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대한 평화 관광을 단계별로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 장관은 “원산갈마 평화 구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에도 들어 있다”며 “우리 국민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수천 국민이 가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가 2018년, 2019년 상황인데, 남쪽 관광객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며 “그런 날을 상상하면서 첫 단계로 재외동포 개별 관광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 장관은 “예를 들면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유럽 등에 있는 3국 여권을 가진 해외동포들이 내년을 원산갈마 방문의 해로 정해 대대적으로 방문했으면 좋겠다”며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 장관은 남북중 환승 관광을 추진하는 방안도 내놨다.

정 장관은 “코로나 이전에 중국 관광객들이 상당히 많이 북한을 방문했다”며 “코로나19 이후 아직 북중 여객열차가 중단 상태에 있는데, 머지않아 재개될 것이란 얘기를 듣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객열차가 재개되면 중국 관광객이 평양까지 수월하게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북한도 희망하는 바여서 원산 갈마를 방문하게 될 것이고 이걸 연결해 서울을 방문하도록 연계 관광을 가능하게 한다면 북중, 남북, 한중 간 협의로 추진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서울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이 다시 속초를 거쳐 원산 갈마를 방문하는 환승 관광이 가능하다면 원산 갈마가 활기를 띄지 않을까”라며 “3단계로는 우리 국민이 원산 갈마 방문이 실현되는 단계를 상상한다”고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참석자를 바라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9. 뉴시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참석자를 바라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9. 뉴시스
또 정 장관은 과거 이라크, 이란 등 제재 문제를 해결해 인도적 협력을 확대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신 평화교역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광물과 남한의 보건의료·민생물자를 국제기구가 운영하는 에스크로 계좌를 활용해 교역하는 방식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북한이 광물, 희토류 등을 남한에 수출하고 대금을 에스크로 입금하고 계좌에 있는 돈으로 북한이 필요로 하는 민생용품 공급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모두 윈윈윈 효과 되는 프로젝트”라고 했다.

정 장관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서울 베이징 고속철 구상, 신 평화 구상과 관련해 “북한이 우리에게 묻는 게 ‘구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느냐’”라며 “그래서 절박하게 생각하는 것이 트럼프 방중 계기 전에 북미 정상회담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한반도평화특사를 직접 맡을 가능성에 대해선 “인사권자인 대통령 뜻에 달렸다”고 했다.

정 장관은 ‘제재 문제가 미국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데, 미국을 설득하는 쪽으로 하실 건가’라는 물음엔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며 “협의하고 소통하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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