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석방 다음날 與투톱 만나 ‘관저정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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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석방 이후]
9일 저녁 30분간 차담 나눠
與 광역단체장들 예방 요청
野 “여당 움직여 헌재 흔들기”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여당 지도부와 면담하고 대통령실 참모들과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방 당일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의 통화에 이어 9일엔 식사 접견을 이어간 것이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결정을 앞두고 여론을 자극할 대외 활동이나 메시지는 자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사실상 ‘관저 정치’가 본격화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9일 오후 관저에서 국민의힘 ‘투톱’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와 회동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가 전날 오후 8시부터 30분가량 윤 대통령을 만났다고 전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차를 한잔하며 윤 대통령이 수감 생활에서 느낀 여러 소회를 말했다”며 “그 기간 두 사람을 중심으로 ‘당을 잘 운영해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구금돼 있다가 나온 지 하루이틀밖에 안 된 상황이니까 긴 얘기는 안 했다”며 “건강과 관련된 안부를 묻고, 대통령은 우리에게 앞으로도 좀 잘해 달라는 취지 (이야기), 구치소에서의 여러 가지 소회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는 1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한 관저 앞 집결이나 탄핵 반대 집회에는 참석하지 않았고 지난달 구치소 방문 때에도 인간적 도리에 따른 ‘개인 자격’임을 강조한 바 있다. 권 비대위원장은 10일 ‘당 지도부가 대통령과 선을 긋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는 이야기에 “대통령에게 당 지도부로서 인사를 가는 게 당연한데, 그걸 선을 긋고 안 긋고로 해석하는 건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석방 직후인 8일 관저에서 정진석 비서실장 등 참모진과 저녁식사를 한 데 이어 9일에도 참모들과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권 원내대표와 나경원 윤상현 의원 등과 통화도 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친윤계 의원들이 추가로 대통령 관저를 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한 친윤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 측이 의원들의 관저 방문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등도 대통령실에 윤 대통령 예방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당 투 톱의 회동 소식에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사실상 ‘관저 정치’를 재개했다”며 “뒤로 여당을 움직여 헌재를 흔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저정치#권영세#권성동#국민의힘#윤석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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