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尹탄핵 선고]
野, 4일까지 국회서 비상 대기
與 “선고 차분히 기다리는게 맞다”
헌법재판소가 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일자를 4일로 지정하면서 서로 극단으로 치닫던 여야의 치킨게임도 일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최상목 경제부총리에 대한 ‘쌍탄핵’을 예고했던 더불어민주당은 탄핵 추진을 일단 보류하는 기류다. 헌재 선고가 더 늦어질 것에 대비해 한 권한대행 탄핵 시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자 지명을 요구하겠다던 국민의힘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1일 오전 헌재가 선고기일을 공지한 직후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한 권한대행과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안 처리를 사실상 보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탄핵까지 거론하지 않았다”며 “기일을 지켜보며 판단하겠다”고 했다. 연일 마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며 쌍탄핵을 압박했던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한 권한대행과 최 부총리에 대한 부분도 깊이 전략적으로 판단해 국민의 마음에 부합하는 결정을 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4월 2, 3일 국회 본회의 일정을 확정하면서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2일 본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다만 민주당은 당장 3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표결하지 않고 4일 헌재 탄핵심판 선고까지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올 경우 탄핵안은 자동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에 따르면 탄핵안은 국회 본회의 보고 이후 72시간 내 표결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헌재 선고기일이 잡힌 상황에서 쌍탄핵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며 “윤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될 경우 즉각 조기 대선에 집중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4일까지 국회에서 비상 대기하고, 초선 의원들은 8개 조로 나뉘어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철야 농성에 들어가는 등 헌재 선고 전까지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도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자 지명 논의를 중단할 예정이다. 당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 재탄핵을 추진하는 데 대한 맞대응 카드로 한 권한대행에게 대통령 몫인 헌법재판관 2인에 대한 후임자 지명을 촉구하면서 헌재 구도를 보수 우위로 바꾼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지정되면서 사실상 실익이 없어졌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지금은 이슈들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지 않고 탄핵심판 선고를 차분하게 기다리는 게 맞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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