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파면 이후]
정치권 불신-상명하복 문화 익숙… 野 주도 법률안에 25차례 거부권
윤심 논란 일으키며 당 좌지우지… “정치인 자질 없고 훈련도 안돼”
“무슨 이상주의자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검사 시절부터 가깝던 한 인사는 윤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됐을 때와 취임했을 때 “여소야대 상황인 만큼 2024년 4월 총선 전까지는 대통령 됐다고 생각하지 말라. 야당과 협조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지만 이 같은 핀잔을 들었다고 전했다. 야당과 소통하지 못하고 정치 실패를 불러온 윤 전 대통령의 기본 인식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 선언 9개월 만에 국회 경험 없이 대통령에 당선된 윤 전 대통령은 집권 내내 야당과의 불통은 물론이고 수직적 당정관계를 형성하며 여권 내부에서도 불협화음을 일으켰다. 부패범죄 등을 주로 다뤄온 특수부 검사 경험이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상명하복의 수직적 문화를 갖고 있는 검찰 조직에 30년 가까이 몸담아온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영국 윈스턴 처칠 총리와 클레멘트 애틀리 노동당 당수를 거론하며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인 푸른색 넥타이도 맸다. 하지만 이 같은 초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은 야당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야당도 국정에 비협조로 일관하고 ‘줄탄핵’ 등 국정 운영에 발목을 잡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영수회담 제안을 거부하고 야당 주도로 통과한 법률안에 25차례 거부권 행사로 맞받았다.
여당과의 갈등도 정권 내내 이어졌다. 대선 과정에선 손을 잡았던 친윤(친윤석열) 진영을 동원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를 사실상 내쫓으며 선거연합을 해체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2023년 1월 전당대회가 시작되자 ‘윤심(尹心) 논란’을 일으키며 당을 좌지우지하려고 했다. 친윤계와 대통령실은 나경원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했고 안철수 의원을 향해서 “가짜 윤심팔이”라며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아끼는 검찰 후배였던 한동훈 전 대표와는 김건희 여사 문제를 계기로 갈라섰다.
윤 전 대통령은 시민사회계와 언론과도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뉴라이트 성향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해 죽마고우인 연세대 이철우 교수의 아버지 이종찬 광복회장과도 결별했고 지난해 광복절 기념식은 사상 처음으로 정부와 독립운동단체들이 기념식을 따로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 초 언론과의 도어스테핑을 도입하며 소통을 강조했지만 2022년 9월 미국 뉴욕 방문 기간에 불거진 비속어 논란 이후 61회 만에 중단됐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은) 자기편이면 무조건 선이고 자기편이 아니면 악이라는 식의 이분법적 판단을 했다”며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없고 훈련돼 있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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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2025-04-07 11:00:04
깜도 안되고 공적 마인드도 없고 철없는 아내라면 꺼뻑 죽고 마는 이런 인간을 국정원 댓글사건 하나 가지고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문재인에게 원인이 있다. 하긴 둘다 깜도 안되는데 운좋게 대통령된 인간들이지..
2025-04-07 08:12:49
아 일거에 척결당했어야하는데 개똥글 잘봤습니다 고도예 신규진 기자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