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대선후보 강제교체, 당원들이 막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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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 D-22]
김문수, 국민의힘 공식후보 확정
지도부, 새벽 ‘한덕수 후보’ 기습등록… 이후 全당원 투표서 “교체 반대” 우세
金 후보 박탈한 단일화 조사 뒤집어… 새 비대위장 35세 초선 김용태 내정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러 이동하고 있다. 2025.05.11.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강제 교체 시도가 무산되면서 김문수 대선 후보가 11일 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내세우려 했지만 10일 치러진 전(全) 당원 투표에서 후보 교체 안건이 부결됐다. 당내에서 ‘제2의 비상계엄 사태’라는 비판이 나온 전대미문의 당 대선 후보 지위 박탈 및 교체 시도가 당원들에 의해 가로막힌 것이다.

국민의힘은 10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한 전 총리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변경해 지명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자동응답전화(ARS) 조사 결과에 따라 김 후보의 대선 후보 자격 회복을 의결했다. 신동욱 당 수석대변인은 “근소한 차이로 (후보 교체 안건은)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당 지도부는 10일 오전 2시 반경 열린 비대위에서 공표 금지 대상인 당 주도 자체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김 후보의 지위를 박탈했다. 이어 무소속이었던 한 전 총리가 전격 입당한 뒤 오전 3시 20분경 국민의힘의 유일한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국민의힘은 11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한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전 당원 투표에서 반대 의견이 과반으로 나오면서 제동이 걸렸다.

김 후보는 11일 오전 9시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대선 후보 등록을 마무리했다. 이어 김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과거의 상처를 서로 보듬고 화합해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할 때”라며 “원팀으로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가동하고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한 위대한 선거”라며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대화합의 선거’를 강조했지만 당내에선 강제 후보 교체 시도를 두고 “전례 없는 반민주적 폭거”, “심야의 정치 쿠데타”라는 비판과 함께 당 지도부 총사퇴 요구가 나왔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세우기 위해 내린 결단이었지만 당원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사퇴했다.

후임 비대위원장에는 당 최연소 의원인 초선 김용태 의원(35·경기 포천-가평)이 내정됐다. 비대위원인 김 의원은 9, 10일 비대위 회의에서 강제 후보 교체 의결에 홀로 반대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전국위원회를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국민의힘#대선 후보#당원 투표#정치 쿠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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