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전쟁 참전]
트럼프, 북미관계 최악이던 2017년… 일부 시설 정밀폭격 ‘코피 작전’ 논의
“서울과 가까워 막대한 피해 우려… 美의 北폭격 쉽지 않을 것” 분석도
2017년 미사일 발사 현장에 간 김정은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동아일보 DB
미국이 21일(현지 시간) ‘초대형 벙커버스터(GBU-57)’ 등으로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에 대한 폭격을 전격 강행하면서 일각에선 다음 타깃이 북한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당시 북한에 대해서도 ‘선제 타격’을 공개 검토했던 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도 바짝 긴장하고, 러시아 등을 통해 관련 사태를 주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1993∼1994년 북핵 위기 당시 빌 클린턴 행정부는 F-117 폭격기와 토마호크 미사일 등으로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폭격을 적극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전면전에 가까운 확전과 막대한 인명 피해 등을 우려해 포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과 핵실험으로 북-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2017년 군사옵션을 검토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상징적인 핵시설 일부를 정밀 폭격하는 이른바 ‘코피 작전(Bloody Nose Strike·제한적 선제타격)’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 핵시설을 파괴한 점에서 북한에 의미심장한 경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가공할 위력의 전략무기로 이란 핵시설 제거에 성공한 선례가 향후 북-미 핵협상에서 대북 압박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북한과 이란은 상황이 달라 미국이 직접 폭격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이란 주요 핵시설은 직선으로 1500∼1700km가량 떨어져 있지만 서울과 북한의 영변·강선 핵시설 간 거리는 약 270km에 불과하다.
두 핵시설에서 동북아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평택 미군기지) 간 거리도 약 300km에 그친다. 또 북한은 이미 최대 50기로 추정되는 핵탄두를 보유했고, 비밀 핵시설을 곳곳에 만든 데다 각종 투발 수단(미사일)까지 개발 배치한 상태다.
군 소식통은 “미국은 이란의 핵 위협이 ‘제2의 북핵’으로 발전하기 전에 칼을 빼 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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