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쉐론 시계’ 구매자 “김건희에 대통령실 홍보업무 제안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코바나 사무실서 金에 시계 전달
“구입 비용은 金 이외 인물도 지불”
관저공사 특혜 의혹 등 추가 수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08.12.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에게 5000만 원대 명품 시계를 건넨 사업가 서모 씨가 “김 여사로부터 대통령실 홍보 업무를 제안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서 씨로부터 “시계 구입 비용을 김 여사 외에 다른 사람도 지불했다”는 진술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12일 특검은 서 씨가 건넨 5000만 원대 명품 시계에 대해 “대통령실 경호 관련 로봇개 수입 업체와 연관된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의 장모 주택을 압수수색하면서 명품 시계인 바쉐론 콘스탄틴의 보증서와 시계가 보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자 등을 확보했다. 특검은 이 보증서를 바탕으로 해당 시계를 바쉐론의 ‘히스토릭 아메리카’ 모델로 확인했고, 실제 구매자를 추적했다. 특검은 2022년 9월 서울 송파구의 한 백화점에서 실제 같은 모델의 바쉐론 시계를 구입한 서 씨를 특정해 최근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서 씨는 특검 조사에서 윤 대통령 취임 후 4개월가량 지난 2022년 9월 7일 이 백화점에서 바쉐론 시계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또 구입 당일에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있는 코바나컨테츠 사무실로 가서 김 여사에게 직접 시계를 전달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씨는 해당 바쉐론 시계의 가격이 5400만 원에 달하지만 바쉐론 측에 영부인에게 건넬 것이란 점을 설명하며 이른바 ‘VIP 할인’을 받아 실제 구입 가격은 3400만 원이었다는 사실 등도 특검 측에 진술했다. 다만 서 씨는 3400만 원 구입 자금에 대해선 “김 여사로부터 일부는 받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에게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또 서 씨는 김 여사가 윤석열 정권 초기 “대통령실에서 홍보 업무를 도와줄 수 없냐”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고 주장했다. 서 씨는 김 여사의 특검 진술에 대해서도 “내 진술과 달랐다”고 했다.

특검은 서 씨가 김 여사에게 명품 시계를 전달한 이유로 서 씨가 운영한 ‘경호 로봇개 납품’ 사업 수주를 위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서 씨는 2017년 설립한 자신의 회사를 통해 진동휠체어와 구조용 드론 사업 등을 진행해 왔다. 서 씨는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법정 최고 한도액인 1000만 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12일 김 여사가 구속된 것을 분기점으로 명품 목걸이 및 시계 수수 의혹을 비롯한 김 여사를 향한 광범위한 특검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건희 특검은 김 여사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 등),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등), 건진법사 의혹(알선수재 등) 등 3가지 사건으로 한정해 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출범 이전부터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돼 특검이 수사 초기부터 혐의 입증에 자신을 보인 사건들이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 가장 많은 수사 대상인 16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에 특검 안팎에선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혐의에 포함되지 않은 집사 게이트,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및 공흥지구 개발 사업 특혜 의혹,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등 김건희 특검의 수사 대상뿐 아니라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채 상병 특검에서도 김 여사를 겨냥한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건희#명품 시계#서모 씨#특검 수사#알선수재 혐의#대통령실 홍보#바쉐론 콘스탄틴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