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사과… 최교진, 음주운전 등 논란 ‘소나기 피하기’ 청문회

  • 동아일보

코멘트

교육장관 후보자 “사과” 10여 차례
“천안함 음모론 동의 안한다”면서도… “토론해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
“해군 아무 대응 못해 청년들 몰살”… 與 김문수, 崔엄호 과정 발언 논란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듣다가 눈을 질끈 감고 있다. 이날 최 후보자는 과거 소셜미디어에 천안함 폭침 사건 음모론을 담은 다큐멘터리 기사를 공유한 것에 대해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신다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고, 음주운전 이력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듣다가 눈을 질끈 감고 있다. 이날 최 후보자는 과거 소셜미디어에 천안함 폭침 사건 음모론을 담은 다큐멘터리 기사를 공유한 것에 대해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신다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고, 음주운전 이력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음모론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그 일로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신다면 사과드린다.”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2일 국회 교육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천안함 음모론 관련 게시물을 올린 것에 대해 “국가에서 최종적으로 내린 공식적인 입장을 신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고개를 숙였다. 음주운전 전과와 부산 비하 발언,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 옹호 발언 등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10여 차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과거 행적의 구체적 경위를 묻는 질문엔 “토론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거나 “내가 쓴 글이 아니다”라는 등의 해명으로 일관하면서 야권에선 “‘영혼 없는 사과’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 崔 “천안함 음모론, 토론해볼 가치 있다 생각”

이날 인사청문회에선 최 후보자가 2013년 자신의 SNS에 천안함 폭침 사건은 북한이 쏜 어뢰 때문이 아니라 이스라엘 잠수함에 충돌해 좌초한 것이란 주장을 담은 글을 공유한 것이 논란이 됐다. 당시 최 후보자가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차원에서 천안함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천안함 음모론을 다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개봉 소식을 공유하며 “반드시 보겠다”고 한 점도 문제가 됐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이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자 최 후보자는 “피해받은 희생자들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입장이 달라진 것이냐는 김 의원의 질문엔 “그때의 제 입장은 음모론이 아니었다”면서 “(정부 공식 발표에) 문제 제기하는 의견을 함께 검토하거나 토론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야당은 최 후보자가 17차례 북한을 다녀온 점 등을 지적하며 “전형적인 친북좌파 인사”(서지영 의원)라고 공세를 폈다. 최 후보자는 서면질의에서 대한민국의 주적이 어디냐는 질문에 북한을 언급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위협이 되는 존재는 적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포괄적으로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선 “북한 정권, 북한군은 대한민국의 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색깔론을 펼치고 있다”며 엄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김문수 의원이 “무능하게 우리나라 해군이 아무 대응도 못 하고 청년들이 그냥 몰살을 당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북한 어뢰에 공격을 당한 천안함에 대해 “어디서 북한이 미사일을 쏜지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어디 반격 하나도 못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은 페이스북에 “미사일과 어뢰는 같은 이름이 아니다”라며 “처벌은 야비하게 기습한 북한이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연신 사과했지만… 사퇴 요구엔 즉답 피해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교욱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야당은 최 후보자가 2003년 혈중알코올농도 0.187%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돼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서도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최 후보자는 “정말 부끄러운 일이고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이 과거 야당이던 민주당이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던 점을 들며 “후보자에게 사퇴하라,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게 무리한 것인가”라고 묻자 최 후보자는 “제가 답변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피해 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2012년 18대 대선 직후 “여전히 부끄러운 부산”이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도 논란이 됐다. 최 후보자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제가 직접 작성한 글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해서 그냥 공유했다”고 해명했다. 조 원장 가족 수사를 일컬어 “검찰의 칼춤”이라 표현했던 것도 사과했지만 “(직접 쓴 게 아니라) 옹호하는 글에 동의한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한편 최 후보자는 영어 조기교육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해도 충분히 국제적으로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고, 고교학점제에 대해선 “취소할 일은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인사청문회#음주운전 전과#천안함 음모론#고교학점제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