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와 가짜 탄두 구별해 요격…한층 강력한 눈·주먹 가진 다산정약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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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9월 21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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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부장관이 축하사를 낭독하고 부인 심혜정 여사가 함정에 연결된 진수줄을 절단하자 다산정약용함은 폭죽을 터뜨리며 힘찬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출항을 준비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축하사를 낭독하고 부인 심혜정 여사가 함정에 연결된 진수줄을 절단하자 다산정약용함은 폭죽을 터뜨리며 힘찬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출항을 준비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하나 둘 셋 뿌우우우우우.”

17일 울산 HD현대중공업 특수선 건조 부두에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다산정약용함’ 진수식이 열렸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축사에 이어 부인 심혜정 여사가 진수줄을 절단하자, 함정은 폭죽과 함께 뱃고동을 울리며 바다에 떠올랐다.

■ 해외와 다른 한국式 진수 방식은?

미국·유럽 등은 선체만 띄운 뒤 장비를 후속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레이더·전자장비까지 탑재한 채 진수해 공기 단축 효과를 낸다.

다산정약용함에는 ▲SPY-1D(V) 위상배열 레이더 ▲SPG-62 사격통제 레이더 등이 이미 장착돼 있었으며, 수개월간 마무리 공정과 시운전을 거쳐 해군에 인도된다.

다산정약용함 외부에 이미 주요장비가 탑재된 사진.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다산정약용함 외부에 이미 주요장비가 탑재된 사진.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초도함 정조대왕함과 달라진점은?

다산정약용함은 ‘광개토-Ⅲ 배치-Ⅱ’ 사업 2번함이다. 초도함인 ‘정조대왕함’은 2022년 진수돼 올해 해군에 인도됐다.

HD현대중공업 최태복 상무는 정조대왕함의 설계가 완벽에 가깝다고 자부했다.

그는 “정조대왕함은 선도함이기 때문에 시험평가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모든 성능이 잘 검증됐기 때문에 작년 11월에 적기 인도했다”며 “다산정약용함을 비롯한 후속함도 동일한 제원과 성능으로 건조되기 때문에 달라질 것은 없다. 해군이 대단히 만족했다”고 전했다.

최 상무는 다만 “1번함을 운영하는 승조원들이 운영하면서 좀 더 편의사항을 높이면 좋겠다는 그런 의견이 있으면 후속함 건조과정에서 반영하고 있다”며 건조과정에서의 유연한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정조대왕함과 다산정약용함에 장착된 한국형수직발사대 (KVLS-Ⅱ). 방위사업청 제공
정조대왕함과 다산정약용함에 장착된 한국형수직발사대 (KVLS-Ⅱ). 방위사업청 제공
■ 세종대왕급보다 강화된 ‘눈’과 ‘주먹’

외형은 기존 세종대왕급과 유사하지만, 전투체계와 수직발사체계(VLS)가 한층 강화됐다.

특히 2012년 북한 은하-3호 로켓 회수작전을 계기로 도입된 기술이 적용됐다. 최 상무는 “당시 ‘북핵을 탐지·격추할 수 있나’라는 문제의식이 있었고, 이를 개선한 결과물이 다산정약용함”이라고 말했다.

탑재된 ‘이지스 베이스라인9’ 전투체계는 기만체와 탄두를 구분해 요격할 수 있다. 또한 미제 Mk.41 VLS와 한국형 KVLS-I·Ⅱ를 함께 탑재해 대함·대공·대지 타격 능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진수식이 끝나고 조선소 인력들이 외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정조대왕함.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진수식이 끝나고 조선소 인력들이 외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정조대왕함.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향후 시험운항과 해군 인도 일정은?

진수 직후에도 작업은 이어졌다. 해군 조기 인도를 위해 곧바로 내·외부 마감공사가 재개됐다. 다산정약용함은 약 1년간 항구·해상 시험평가를 거쳐 2026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시험 과정에서는 표적 탐지·요격·대잠전 등 실전 시나리오가 반복 수행된다. 이를 통해 함정의 탐지·요격·방어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 3번함 건조 현황과 MASGA 협력 가능성

다산정약용함 옆 부두에는 이미 3번함 건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불과 3개월 만에 하부 선체와 첨단 통합소나체계(ISS)가 장착된 소나돔이 완성됐다.

최 상무는 3번함 건조 현황에 대해서는 “3개월 만에 벌써 이정도로 건조가 되고 있다”며 “미 해군과 조선 관계자들이 이 부분에서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호주 같은 주요 선진국들은 다산정약용함과 비슷한 군함을 건조할 때 선체를 연결해 놓고 장비를 장착하는 외장작업을 진행해 시간이 더 걸리지만, 한국의 경우 선체를 이어붙히기 전인 ‘블록건조’ 단계에서 미리 외장 작업을 다 해놓고 이어붙여 더 효율적으로 건조하고 있다. 이 덕분에 함선 건조 일수를 크게 줄였다.

이 같은 기술력은 한·미 조선협력프로젝트(MASGA)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 상무는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면 미 해군 전투함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건조 공정 과정에서 기술력이 적용된 우리의 전투함 블록을 납품하면 미국의 함선 건조 기간을 단축시키고 전력증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필리핀 초계함 수출 현장도 가동 중

옆 도크에서는 필리핀 해군에 공급할 원양초계함(OPV)이 건조되고 있었다. 필리핀은 앞서 호위함 2척을 도입한 뒤 만족도를 보여 OPV 6척을 추가 발주했다.

최 상무는 “필리핀에 수출한 함선의 정비·수리·운영(MRO)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초계함 2척 추가 수주도 기대한다. 성사되면 총 12척을 필리핀 해군에 공급하게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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