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냉전 끝낼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뉴욕 유엔총회서 기조연설
“비핵화 과제 현실적 방안 모색해야”… 개발중단→축소→폐기 로드맵 제시
美의원단엔 “한반도 문제 도움되면… 美 피스메이커 주도적 역할 환영”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09.24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엔드(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엔드’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줄인 말이다. 남북·북-미 대화 재개와 대북제재 완화 등을 통한 관계 정상화로 신뢰를 구축한 뒤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핵화는 엄중한 과제임에 틀림없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하여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09.24 뉴욕=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핵 개발 중단-축소-폐기’의 이른바 3단계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비핵화 합의 없는 핵 개발 중단 또는 핵 동결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을 재차 내비친 것이다. 이 대통령은 22일 영국 BBC 인터뷰에서 북한 핵 동결에 대해 “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며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09.24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09.24 뉴시스
특히 이 대통령은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열어 나가겠다”며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공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 성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pace maker)’ 역할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미 상하원 의원단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 도움이 된다면 미국이 ‘피스메이커(peace maker)’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페이스메이커’로서 이를 지원하고 북-미 대화 재개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유엔총회#엔드 이니셔티브#한반도 냉전#비핵화#남북 관계#북-미 대화#평화 협력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