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유튜버에 휘둘리는 여야 대표
김어준, 특검 추천 논란 鄭 감싸기… 고성국, 배신자 제거 주장에 張 동조
지지세 약해 당권 잡을때부터 의존… 대표성 없는 유튜버에 당이 끌려가
대구 서문시장 찾은 장동혁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대구시당위원장인 이인선 의원(오른쪽)이 11일 오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국수골목에서 잔치국수를 먹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대를 방문해 호남의 재생에너지 기반 확대 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구=뉴스1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벌어진 내분으로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여야 대표의 리더십 위기가 이들이 강성 유튜버들과 결탁해 정치적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당내 지지세가 약했던 두 대표가 대표 당선을 위해 강성 지지층을 거느린 유튜버들의 힘을 빌린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 음모론과 선동 등 극단적인 목소리를 여과 없이 내고 있는 이들이 던지는 정치 의제에 여야 대표가 반응하면서 갈등과 혼란이 증폭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여야 대표의 정치적 지분까지 잠식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은 무산됐지만 친여 성향 유튜버 김어준 씨의 ‘합당 기획설’로 인해 여권 분열은 쉽게 봉합되지 않는 모양새다. 김 씨가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검찰개혁 등 민주당과 청와대가 대립각을 세울 때마다 정 대표에게 힘을 싣고, 정 대표도 한층 더 강경 행보에 나서며 당청 엇박자와 당내 갈등, 여야 극단 대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권에선 정 대표가 주요 국면마다 김 씨의 ‘거친 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시각도 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법이 입법 예고되자 김 씨는 “이런 안을 내는 것 자체가 쿠데타”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꾸려진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공개한 법안을 쿠데타라며 강성 지지층을 자극한 것. 김 씨는 민주당이 최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변호인단 출신인 전준철 변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한 것을 두고도 정 대표를 옹호하면서 청와대에 화살을 돌리는 등 당내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씨는 “살피지 못했다고 정 대표가 사과했고 거기에서 일단락돼야 할 정도의 일”이라며 “걸러냈어야 하는 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강성 보수 유튜버 고성국 전한길 씨가 노골적으로 당 노선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고 씨는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강성 지지층에 대한 영향력을 키웠고, 징계 내전의 시작인 ‘배신자 제거’ 프레임을 확산시켜 왔다. 장동혁 지도부와 중앙윤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를 실제 제명하자 당은 ‘심리적 분당’ 상황으로 내몰렸지만, 고 씨의 보폭은 더 넓어졌다. 최근에도 고 씨는 ‘배현진 고동진을 당장 제명하라’ 등의 영상을 잇달아 올리며 ‘숙청 정치’를 주장하고 있다.
강성 유튜버들은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 지도부의 노선 변경에 반대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장 대표는 10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분열의 시작”이라고 했다. 전한길 씨가 ‘윤 어게인 세력과 갈 수 없다는 것이 당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회피성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 “대표성 없는 이들에게 휘둘려 책임정치 외면”
여야 대표들이 강성 유튜버들에게 휘둘리는 건 당권을 잡을 때부터 과도하게 기댄 ‘부채’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 인사들의 시각이다. 여야 일각에선 “지지 기반을 공고하게 다지기 위해 대표들 스스로 이용당해 주는 것”이란 비판도 있다.
정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 씨는 지난해 민주당 8·2 전당대회에서 의원 지지세가 부족한 정 대표를 지원 사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내 세력이 약했던 ‘1.5선’의 장 대표 역시 전당대회 초반에는 당권을 쥐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컸지만, 고성국TV 등에 출연해 지지세를 키우며 승리했다.
특히 유튜버들이 여야 대표들을 통해 키운 정치적 영향력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고, 다시 대표들을 압박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에게 대표성을 부여받은 국회의원들이 제도적으로 대표성을 부여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휘둘리면서 책임 정치보단 극단적이고, 인기영합적인 정치가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