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매달 100만 원씩 기초연금을 모은 이복순 할머니(위쪽에서 두 번째)가 10일 청주시에 성금을 기탁했다(위쪽 사진). 충북 괴산군 괴산읍에 사는 고정희 할머니(아래쪽)가 7일 6·25전쟁 때 억울하게 숨진 부친의 보상금 중 일부를 괴산군에 장학금으로 내놨다. 청주시·괴산군 제공
충북 청주에서 70대 할머니가 기초연금을 모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을 기탁했다. 괴산에서는 80대 할머니가 6·25전쟁 때 부역자로 몰려 억울하게 숨진 부친의 국가보상금을 장학금으로 내놨다.
12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시 우암동에 사는 이복순 할머니(74)는 10일 시청을 찾아 “형편이 좋지 않은 지역의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며 1000만 원을 기탁했다. 이 할머니는 기초연금과 시니어클럽 일자리에 참여해 번 돈 등 매달 100만 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본인도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3년 전부터 매달 30만 원씩 저축해 이번에 기탁한 돈을 모았다.
이 할머니는 “친정어머니가 우암동에서 10년 전까지 기초생활수급자로 보호받다가 돌아가셨다”며 “어머니를 보살펴주고 도와준 청주시에 대한 고마움을 간직해오다 매달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받은 도움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모은 돈을 기부하기로 했다”며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이복순 어르신의 이웃을 사랑하고 베푸는 마음이 큰 감동을 줬다”며 “오랜 시간 모아주신 마음이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지도록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7일에는 괴산군 괴산읍에 사는 고정희 할머니(81)가 인재 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1000만 원을 괴산군민장학회에 내놨다. 고 할머니가 기탁한 이 돈은 6·25전쟁 때 전남지역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북한군에 부역했다는 누명을 쓰고 즉결 처형을 당한 할머니의 아버지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누명을 벗고 복권된 뒤 정부로부터 받은 보상금 3000만 원 중 일부이다.
고 할머니는 “3남매를 모두 괴산에서 키우고 교육했으며 손주들도 군민장학회의 혜택을 받았다”며 “보상금을 괴산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학생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고 할머니의 아들인 석용수 씨(55)도 1000만 원을 추가로 장학회에 기탁했다. 송인헌 괴산군수는 “뜻깊은 장학금은 괴산 교육 발전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으로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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