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술 ‘풍류 한 잔’을 찾아가는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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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 ‘K-술’ 특별전
조선시대엔 1000종 달했던 우리 술… 특별한 날도 평범한 일상도 함께해
일제강점기 ‘밀주’ 취급에 명맥 끊겨… 최근 재조명된 전통주 역사 되짚어

11일 인천시립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을 찾은 시민들이 과거 전통주를 빚었던 양조장과 관련된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당시 양조장에서 만든 술을 실어 나르던 화물용 자전거가 보인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11일 인천시립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을 찾은 시민들이 과거 전통주를 빚었던 양조장과 관련된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당시 양조장에서 만든 술을 실어 나르던 화물용 자전거가 보인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관혼상제와 절기의 변화는 물론 평범한 일상에서 선조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전통주의 역사를 조명하는 특별전시회가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안녕 Hi, 케이(K)-술’을 주제로 꾸민 이번 특별전은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천과 전통주의 역사적 여정을 살펴볼 수 있다.

모두 3부로 구성된 이번 특별전에서는 ‘K-술의 탄생’이 먼저 관람객을 맞는다. 조선시대 집집마다 빚어 마셨던 가양주(家釀酒)를 소개한다. 쌀 보리 옥수수 귀리 감자 등 다양한 곡식이나 과실이 술의 원료로 쓰이고 이런 술의 종류가 1000여 종에 이른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당시 음식조리법을 기록한 ‘산가요록’이나 ‘수운잡방’ 등에 나오는 가양주의 종류와 빚는 방법을 엿볼 수 있다. 옹기 표면에 찬물을 회오리 모양으로 흘려보내 술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했던 ‘동수 항아리’가 선조들의 지혜로움을 보여준다. 술을 빚는 데 필요한 발효제인 누룩과 가마솥, 시루, 체와 같은 여러 도구들이 전시된다.

‘K-술 팩토리’ 코너에서는 양조장이 등장한다. 1909년 주세법이 제정되면서 면허가 있어야 술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일제는 1916년 주세령을 공표하면서 집에서 빚는 술에 대한 세금을 판매용 술보다 높게 매겨 자연스럽게 양조장에서 제조된 술을 선호하도록 유도한다. 1934년 집에서 빚는 술제조 면허를 폐지하면서 가양주는 밀주로 치부돼 단속 대상이 된다. 이때부터 인천과 부산, 마산, 군산 등에 양조장이 들어서며 상표가 붙기 시작한다.

특히 인천은 양조업이 번성해 일제강점기 정미업, 제염업과 함께 3대 산업으로 자리를 잡는다. 1931년 강화도에 들어선 뒤 현재까지 전통주의 명맥을 잇고 있는 금풍양조장과 인천탁주의 역사를 소개한다. 인천의 특색 있는 음식문화거리를 찾아보는 터치스크린도 설치돼 있다. 당시 주세를 징수했던 고지문과 다양한 산업시설을 분류해 놓은 인천안내도 등을 볼 수 있다.

3부는 ‘K-술 트리오’다. 곡물을 발효한 상태의 술로 흔히 막걸리로 부르는 탁주와 이를 용수에 거른 맑은 술인 청주, 탁주와 청주를 소줏고리에 끓여 증류시킨 뒤 생긴 이슬을 모은 소주를 소개한다. 이 코너에서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전통주가 본래의 모습을 잃어 간 사실을 알 수 있다. 탁주는 일본식 제조법이 도입되면서 맛이 달라졌고, 청주는 일본식인 정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기계식 제조법이 보급돼 전통 증류식 소주는 점차 사라지게 된다.

광복을 맞은 뒤에도 1970년대까지 쌀이 부족해 밀가루로 탁주를 만들고, 희석식 소주가 대세를 이루면서 전통주는 잊혀져 간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곡물 사정이 호전되고 주류 규제가 완화되면서 다시 쌀로 술을 만들기 시작해 최근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전통주의 발자취를 확인하게 된다.

특히 이번 특별전에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기산 김준근의 작품으로 조선시대 혼례 풍경을 보여주는 민속화인 ‘신부신량 초례하고’를 만나볼 수 있다. 특별전은 3월 3일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오전 9시∼오후 6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은 쉰다.

박물관 관계자는 “선조들이 빚은 우리 술의 독창성과 시대적 변천 과정을 통해 전통주의 역사와 문화를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립박물관#K-술#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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