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전세보증금, 기본 의식주와 관련…사기 엄단 필요”
“무자본 갭투자, 타인 위험으로 본인 재산 증식하는 수법”
재판부, 사기 등 혐의 모두 유죄 판단…“공모관계 인정돼”
ⓒ뉴시스
‘동시 진행’과 ‘깡통 전세’ 등의 수법을 이용해 서울에서 약 138억원을 편취한 전세사기 일당 주범들에게 1심에서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6년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서영우 판사는 15일 사기 등 혐의를 받는 구모(55)씨와 변모(54)씨에 대한 선고 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구씨에게 징역 10년, 변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주거지 전세보증금은 가장 중요한 재산이되고 기본 의식주 생활에 있어 막대한 관련성이 있다”며 “이에 대한 사기 범행은 엄단할 필요가 있다는게 기본적인 법원의 태도”라고 밝혔다.
이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주택이 투자, 사업의 대상이 될수도 있지만 사람이 거주하는 곳이기에 엄격한 책임이 수반된다”고 강조했다.
또 “특히 피고인들이 사용한 무자본 갭투자 등은 타인의 위험 부담으로 자신의 재산을 증식하는 수법”이라며 “부동산 가액이 상승하면 이익은 본인들이 다 취하고, 부동산 가액이 하락하거나 정상 사업이 곤란한 경우에는 그 피해는 모두 임차인에 전가돼 엄격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구씨와 변씨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구씨 측은 범행에 사용된 건물 한채에 대해서는 변씨에게 소유권을 이전해 혐의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021년 변씨에게 해당 건물의 대한 제반권리를 모두 이전한 만큼 그와 관련한 범행을 공모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변씨에게 건물의 제반 권리가 이전됐다 해도 새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기존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는 사업구조는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며 “변씨가 구씨의 범행 행위를 그대로 승계해서 한 것”이라며 구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씨 측도 구씨의 가족으로서 도운 것 뿐 정확한 인식이 없어 범행을 공모한 것은 아니라고 항변해왔다.
이를 두고도 재판부는 “변씨는 건물의 제반 권리를 받아 본인이 사법상 계약 주체가 된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임대차 계약에 나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기계적으로 구씨의 지시를 수행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또 명의 대가로 1억원을 수수하기로 했는데 이는 단순 대가로 보기 어렵고, 동업자 수준으로 보인다. 변씨가 범행 수익을 얻은 게 없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공모관계도 인정된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범행 피해자가 매우 많고 피해액도 매우 크다. 피고인별로 가담한 범행 숫자도 다르기 때문에 이를 개별적으로 고려했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액도 대부분 변제되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피고인들이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소액 벌금형 외에는 없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영등포구, 금천구, 동작구 등 일대의 다가구 원룸형 건물 4채를 이용해 전세 사기를 벌여 피해자 155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35억원, 전세자금대출금 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신축 건물을 매수하는 단계부터 동시에 전세를 놓아 자본 투입 없이 세입자들로부터 받은 보증금으로 매매대금을 충당했으며, 임대업자가 부담하는 채무가 건물의 교환가치를 초과한 상태로 전세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 진행’ 수법을 쓰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