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렛일이라도 힘 보탤 수 있다면…”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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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나눔 이야기 〈2〉
인천서 혼자 봉사 나선 구대영 씨
묵묵히 쓸고 닦으며 현장 지켜
“평소 배우 선후배와 나눔 활동”

구대영 씨가 13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내 전남 자원봉사센터 재난현장 통합 자원봉사 지원단 앞에 서 있다. 구대영 씨 제공
구대영 씨가 13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내 전남 자원봉사센터 재난현장 통합 자원봉사 지원단 앞에 서 있다. 구대영 씨 제공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습니다.”

연극과 독립영화 배우이자 독립영화 제작자로 활동하는 구대영 씨(46)는 12일부터 13일까지 전남 무안국제공항 청사 내부를 소독·청소하고 샤워실을 깨끗이 닦았다. 또 흡연실이나 무료급식소 천막, 주차장 주변 쓰레기를 줍고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했다. 대전 출신인 그는 무안국제공항에서 1박 2일 동안 혼자 묵묵하게 자원봉사를 했다.

인천에 살고 있는 구 씨는 허드렛일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무안국제공항에 달려왔다. 그는 10일 전남 자원봉사센터에 참여 문의 전화를 했을 때 “너무 늦지 않았을까”라며 걱정했다. 하지만 전남 자원봉사센터에서 “언제든지 자원봉사 참여를 환영하며 현장에서 접수를 한다”고 답변하자 용기를 냈다.

구 씨는 자원봉사 활동을 끝내고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했다. 그는 16일 “분향소에서 희생자 영정 사진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자원봉사 봉사활동을 마친 후 작은 용기가 생겨 조문을 하며 희생자 넋을 기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전남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혼자 두 차례 봉사활동을 했다. 그는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스스로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연탄 나눔, 보육원 위문 등 봉사활동을 펼쳤고 현재는 미디어헌터 봉사단에서 탤런트 선후배와 함께 서울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하는 등 10년째 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구 씨는 “여객기참사 같은 사회적 재난이 반복되지 않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사회적 아픔을 함께하는 자원봉사 활동이 더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 참사#봉사#구대영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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