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6일 행정 공백 불가피…사전에 마무리져야”
이화여대 등 ‘공동행동’…대학생, 반대 함께하나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학내 게시판에 등록금 인상 반대의 내용이 담긴 대자보가 붙어 있다. /뉴스1
서강대, 국민대를 시작으로 대학가가 연쇄적으로 등록금 인상에 나섰다. 등록금 인상을 계획하는 대학들은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거쳐 설 연휴 시작 전 등록금 인상 절차를 결정짓겠다는 계획이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희대, 한양대, 한국외대, 고려대 등 대학은 24일 내로 등심위를 연다. 지난해보다 4.85%만큼 등록금을 올린 서강대, 4.97% 인상을 결정한 국민대에 이어 인상을 확정 짓는 대학이 이 기간 내 나올 전망이다.
27일이 임시공휴일이 되면서 30일까지 6일간 대학의 행정업무가 정지됐다. 통상 연휴가 끝나고, 각 대학은 2월에 졸업식 준비에 착수한다. 이 때문에 등록금 인상을 고려하는 대학은 최대한 연휴 전 인상을 결정짓겠다는 입장이다.
A 대학 관계자는 “다른 휴일에 비해 설이나 추석은 공백이 장기간 지속돼 사전에 마무리 짓는 것이 부담이 덜 하다”며 “가급적 24일 내 끝내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 대학 관계자도 “학위 수여식이 설 연휴 곧바로 다가오니 학교가 바쁠 것”이라며 “대부분 등록금 인상을 빨리 끝내려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연이은 반발이 예고돼 이 같은 대학의 계획이 예정대로 치뤄질 지는 미지수다. 특히 ‘공동행동’ 이름을 걸고 함께 목소리를 내겠다는 학생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화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는 15일 함께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강대, 한국외대 학생 측에서도 공동 행동 여부를 고심 중이다.
반지민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등심위 전 (등록금에 관한) 학생 요구안에 따르면 90%가량의 학생들이 인상안에 반대하고 있다”며 “등록금을 올리려는 대학의 상황을 이해는 하지만 (등록금이) 비싸 인상은 안 된다는 게 학생들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전대넷)이 8~15일 대학생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98%의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반대했다. 이 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대학생들은 등록금 인상 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또 이미 쌓여있는 적립금으로 필요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게 전대넷의 의견이다. 전대넷은 “사립대는 총 11조 원에 육박하는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고 2023년 기준 274개 대학 중 64.2%의 적립금이 늘었다”며 “적립금이 100억 원 이상 늘어난 대학도 14곳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학에서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17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에 시달리며 인프라 개선이 미뤄졌다는 것이다.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이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교육부는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각 대학에 서한문을 보내 “민생 경제의 어려움으로 학생·학부모들의 학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동결을 부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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