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약한 영유아-고령층 중심 퍼져
감기와 증상 비슷하고 전염력 강해
백신 6, 7월경 국내 출시 가능할 듯
독감 의심환자 9주 연속 증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300개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결과 독감 의심 환자가 최근 9주 연속 증가한 가운데 20일 대구의 한 종합병원에 진료 대기 중인 독감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이달 첫째 주 독감 의심 환자는 의원급 외래환자 1000명당 99.8명으로, 현재의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86.2명) 이후 최고 수준이다. 대구=뉴스1
긴 설 연휴를 앞두고 독감과 더불어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RSV)’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고령층을 중심으로 RSV가 퍼지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출시된 RSV 백신이 없는 탓이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월 2주 차(5∼11일) 전국 221개 의료기관에서 RSV로 입원한 환자의 수는 477명이다. 호흡기 감염증 중 인플루엔자(1627명) 다음으로 많다. RSV는 대표적인 겨울철 호흡기 감염증으로 인후통, 발열,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면역력이 강한 젊은 사람들은 쉽게 지나갈 수 있지만 영유아나 고령자의 경우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염력 역시 독감만큼이나 강하기 때문에 영유아 보육기관이나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쉽게 퍼질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맞을 수 있는 RSV 백신은 없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아렉스비’가 처음으로 지난달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출시 전이다. 의료계에서는 올해 6, 7월께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백신이 부재한 만큼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기본적인 감염병 예방 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설 연휴가 다가오며 RSV 감염이 여러 연령층에 걸쳐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지적했다. 정 교수는 “직장 생활이나 학교 생활 등 평소에는 비슷한 연령의 사람들이 주로 만나지만 연휴에는 전 연령이 다 모이게 된다”며 “무증상 환자나 가벼운 감기라고 생각한 감염 환자가 영유아 혹은 고령자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RSV 백신은 GSK의 아렉스비, 화이자의 ‘아브리스보’, 모더나의 ‘엠레스비아’ 등이다. 국내에서는 유바이오로직스가 RSV 백신 후보물질인 ‘유RSV(EuRSV)’의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9년 상업화를 목표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으로 RSV 백신 후보 물질을 발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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