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 소사구 송내동에 있는 부천고. 사업비 230억 원을 들여 진행하고 있는 공간재구조화 사업이 5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경기 부천시가 추진하는 과학고 설립에 파란불이 켜졌다. 지난해 12월 경기도교육청이 부천고를 과학고로 전환하기로 예비 지정해 첫걸음을 뗀 데 이어 최근 두 번째 관문인 특수목적고 지정·운영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21일 시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부천에 ‘경기형 과학고’를 신규로 지정하는 데 필요한 2단계 심의를 14일 통과시켰다. 이번 심의에서 부천고는 교육과정과 예산, 로봇 분야 특화 교육과정을 포함해 과학고 전환에 필요한 구체적 방안 등을 제시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인 3단계는 교육부 장관의 동의 절차만 남았으며 3월까지 최종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부천고가 과학고로 전환되면 2027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해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경기지역 학생이 교육 혜택과 진학 선택에 있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어 20년 만에 과학고를 새로 지정하기로 했다. 도의 인구는 지난해 기준 1400만여 명에 이르지만 현재 도내에 과학 인재를 양성하는 과학고는 의정부에 있는 경기북과학고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도에 비해 인구가 적은 서울(938만 명)과 부산(328만 명), 인천(300만 명) 등에는 과학고가 2곳씩 있다.
2023년 11월 부천교육지원청, 부천고 등과 ‘부천 과학고 설립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일찌감치 유치전에 뛰어든 시는 3단계 절차인 교육부의 승인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1974년 개교한 일반 공립고인 부천고는 2016년부터 과학중점학교로 운영되고 있어 과학고 운영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준비하기가 쉽다고 본다.
보통 과학고를 신설하려면 4년 이상 준비 기간이 걸리지만 부천고를 과학고로 전환하면 기존 학교 시설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에 2년 안팎으로 단축할 수 있다. 부천고는 그린스마트스쿨, 경기도형 공간재구조화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230억 원을 들여 시설을 개선하고 있어 과학고 전환에 필요한 비용도 크게 절감된다.
또 시는 첨단 과학 인프라를 갖춘 주요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과 함께 과학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는 점을 중점적으로 알렸다. 부천에 둥지를 틀고 있는 글로벌 전력반도체 2위 기업 온세미의 한국지사인 온세미코리아, 국내 대표적 시스템반도체 기업 DB하이텍 등과 지난해 과학고 설립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첨단기술 및 산업자원 등을 교육과정과 연계해 과학 인재에게 실질적인 현장 교육을 제공하기로 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부천시 5대 특화산업인 로봇 금형 패키징 조명 세라믹 분야 연구개발 기관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키엘연구원, 한국세라믹기술원, 부천산업진흥원과 과학고 설립 추진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밖에 시는 영화와 웹툰, 클래식 등과 같은 다채로운 문화예술 인프라를 갖춰 이런 인프라와 첨단과학이 만나면 창의적인 융합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민들도 과학고 유치에 성원을 보내고 있다. 시가 실시한 과학고 유치 기원 서명 운동에 시민 7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2단계 심의를 통과해 부천고를 과학고로 전환할 당위성은 충분히 검증된 것으로 본다”며 “부천에 과학고가 운영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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