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벽제관, 북한산성 행궁… 3D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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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객관 벽제관, 왕실 유적 행궁
고증-검토 거쳐 디지털로 원형 복원
사이버박물관-유적지서 관람 가능

3D 디지털 콘텐츠로 복원된 경기 고양시 벽제관(위쪽 사진)과 북한산성 행궁 전경. 고양사이버역사박물관과 각 유적지에 설치된 대형 키오스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고양시 제공
3D 디지털 콘텐츠로 복원된 경기 고양시 벽제관(위쪽 사진)과 북한산성 행궁 전경. 고양사이버역사박물관과 각 유적지에 설치된 대형 키오스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고양시 제공
경기 고양시에 있는 벽제관과 북한산성 행궁이 3차원(3D)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원형 복원됐다. 고양시는 국가유산청의 문화유산 디지털 대전환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한 벽제관과 북한산성 행궁의 디지털 복원을 완성했다고 2일 밝혔다. 과거의 유산이 현재의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재탄생한 것이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그동안 확보한 고지도와 사진, 발굴 조사 보고서 자료와 함께 문화유산위원 등 각계 전문가의 고증과 검토를 거쳐 고양의 대표 유적을 3D 디지털 기술로 재현했다”고 말했다.

● 계절 변화까지 구현한 벽제관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에 있는 벽제관은 조선 시대 전국 31개 객관(客館) 중 하나다. 객관은 왕을 상징하는 전패를 봉안한 의례 공간으로, 중앙 관리나 사신의 숙소로도 사용됐다. 고양시 관계자는 “벽제관은 조선 시대 한양과 의주를 연결하는 의주길 초입에 있는 객관으로, 한양으로 오가는 길목에 세워져 중국의 사신단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1467년 처음 건립된 이후 고양의 읍치(행정 중심지)를 고양동으로 옮기면서 1625년 현재 위치에 조성됐다. 일제강점기에 일부가 소실됐고 6·25전쟁 때 모두 불타면서 지금은 관사의 윤곽과 4000m²(약 1300평) 남짓한 터만 남았다. 1965년에 국가사적 144호로 지정됐고, 1998년 처음으로 발굴 조사를 진행하면서 유적의 전반적인 현황이 파악됐다.

하지만 복원을 뒷받침해 줄 학술고증 자료가 부족해 건축물 복원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 대신 전문가 고증과 검토를 거친 끝에 벽제관은 3차원 모형으로 복원됐다. 2018년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과 함께 종합 정비계획을 수립한 지 7년 만이다. 조선 시대 당시 식생을 반영해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까지 담았다. 고양시 관계자는 “벽제관 입구였던 삼문과 중심 건물 정청, 정청을 연결해 주는 보도인 월대와 담장,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불법 반출된 부속 건물 육각정까지 정밀하게 재현된 모습은 실제 현장을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 북한산성 행궁, 129칸 재현

북한산성 행궁은 덕양구 북한산에 있던 왕실 유적이다. 고양시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축성된 북한산성 안에 1712년 129칸 규모로 지어진 행궁”이라고 소개했다. 1915년 대홍수로 매몰돼 터만 남아 있고, 2007년 국가사적 제479호로 지정됐다.

북한산성 행궁은 다행히 외관 사진 등이 다수 남아 있다. 또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발굴 조사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행궁을 구성하는 모든 건축물에 대한 학술 고증자료도 확보했다.

그 덕분에 1808년에 편찬된 ‘만기요람(萬機要覽)’에 근거한 129칸 모습을 모두 재현할 수 있었다. 내부에 왕과 왕비가 생활하는 내전과 행각, 내문, 수라간, 외부에 왕과 신하들이 함께 집무를 보는 외전과 중문, 행각, 월랑, 외문 등이 모두 구현됐다. 또 계단과 단청 등 세부적 형태와 함께 북한산성 행궁의 사계절 모습까지 담았다.

고양시는 이 자료를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북한산성의 국내외 홍보 자료로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벽제관과 북한산성 행궁의 디지털 복원 영상은 고양사이버역사박물관과 각각의 유적지에 설치된 대형 키오스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시장은 “국가 유산을 단순히 디지털로 기록하고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시민이 누릴 수 있는 콘텐츠로서 문화유산의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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