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 만들겠다”

  • 어린이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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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키르기스스탄 출신 아이수루 의원 인터뷰

22년 전 이주해 17년간 결혼 이주 여성들 도와
“중앙아시아와 협력하면 서울의 위상 높아질 것”

아이수루 의원은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주민을 위한 지원은 단순히 특정 집단을 위한 복지가 아니라 더 포용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아이수루 의원실 제공


“다문화 가정이 늘 도움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토대를 만들기 위해 서울시의원에 출마했어요.”

제11대 서울시의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는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아이수루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에게 정치에 뛰어든 배경을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지난 2003년 한국에 온 그는 ‘중앙아시아문화예술협회’를 직접 설립해 대표로 활동하면서 자신과 같은 결혼 이주 여성들을 돕는 활동을 무려 17년간 해왔다.

건강한 다문화 사회를 소망하며 했던 활동들은 그를 정계로 이끌었다. 의원이 된 뒤로는 ‘서울특별시 출산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의 입법 활동을 비롯해 토론회 개최 등 이주민들이 지역민과 상생할 수 있는 정책 발굴에 힘써 지난해 연말 ‘제16회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의 말과 문화에 익숙지 않았던 그가 이런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건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한국인들 덕분이었다는 아이수루 의원. 자신이 받은 따뜻함을 수많은 이주민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그에게 2년 반여의 의정활동 소회를 묻고 들었다.

-결혼 이주 여성들에 대한 지원책은 어떤 방향이어야 할까?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주민이 직면한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언어·문화적 장벽 △사회적 편견 및 차별 △지원 제도의 한계다. 다문화 가족이 느끼는 소외감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특히 결혼 이주 여성들은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녀 교육에 나서면서 자녀 교육과정에서 비롯되는 지역사회 참여 측면에서도 제약을 받는다.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많은 경우 실효성과 접근성이 떨어지고, 지역별로 제공되는 서비스의 수준도 균일하지 않아 문제다.

이에 따라 다문화 가족 구성원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확대해야 한다. 결혼 이주 여성의 고용 기회 확대, 다문화 청소년의 진로 상담, 외국인 주민을 위한 주거 및 의료 지원 대책을 체계적이고 균일하게 마련할 필요도 있다.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주민을 위한 지원은 단순히 특정 집단을 위한 복지가 아니라 더 포용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과정임을 기억해야 한다. 서울시가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주배경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해선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문화의 가치를 알리고 편견을 해소하려는 인식 개선 활동이 필요하다. 이주배경 아동들이 정서적 안정과 소속감을 느끼도록 심리 상담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들을 지원할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교육청 차원에서의 언어교육과 학업 지원도 시급하다. 방과 후 학습 멘토링과 보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교사들이 이주배경 학생의 특성을 이해하고 지원하도록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선 학부모와 학교 간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소통의 장벽을 해소하려는 노력, 다문화 학생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 조성 같은 것들이다.”

-‘글로벌 관광도시 서울’을 확고히 하는 데 필요한 것은?

“서울의 관광 명소는 주로 도심에 집중돼 관광의 지역 편중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강북과 강남, 도심과 외곽이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지역 특화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 지난해 연말부터 2036년 서울올림픽 유치 기원 특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올림픽은 서울을 세계적인 문화·스포츠 허브로 알릴 기회다. 도시 브랜딩을 강화하고, 대규모 국제 행사를 대비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가령 관광객을 위한 언어 서비스에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외에 다른 언어 지원을 확충하는 것들이다. 서울은 고유의 전통문화와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도시지만 역사적 유산의 보존과 활용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관광객에게 품격 있는 경험을 제공할 방법을 고민 중이다.”

-서울과 중앙아시아 나라의 국제 협력 사업이 필요하다고도 했는데?

“서울이 글로벌 도시로서의 리더십을 확립하고 아시아 내에서의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해나가는 데 있어 필요한 과정이다. 중앙아시아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경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서울의 선진 기술과 경험을 중앙아시아 도시들과 공유하면 서울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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