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흉터에 고개 못든 20대, 치료 지원사업 덕에 간호학도 꿈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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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2월 3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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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어린 시절 이마에 생긴 흉터로 자신감을 잃었던 20대 청년이 서울성모병원의 흉터 치료 지원 사업에 선정돼 치료를 받은 후 자신감을 되찾고 간호학도의 꿈도 이뤘다.

최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부산의 한 양육시설에서 자란 20대 남성 윤모 씨(24)는 보호 종료 후 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진학했지만, 등록금 부담으로 중퇴해야 했다.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봉사활동을 병행했고, 캄보디아 자선의료활동에 참여하던 중 간단한 소독과 처치조차 받을 수 없어 건강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의료인이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됐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했던 윤 씨는 대학교 입학 면접이 큰 부담을 갖고 있었다. 어린 시절 계단에서 넘어져 생긴 눈썹 위 이마부분에 남아있는 흉터가 좋지 않은 인상으로 보일까 미리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흉터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자신감을 잃어 늘상 앞머리로 감추며 지내왔고 놀리는 친구들도 많고 무섭다고 하는 사람까지 생겼다.

이에 윤 씨는 자립전담 기관인 ‘꿈플러스’를 통해 흉터 치료 지원 사업에 지원하게 됐고, 선정되어 치료를 받을 기회를 얻었다. 치료 후 그는 자신 있게 면접을 봤고, 4년제 대학교의 간호학과에 합격하게 됐다.

설 명절에 어릴 적 키워줬던 수녀를 찾아 대학 입학의 기쁜 소식을 전한 윤 씨는 “오랫동안 흉터로 마음의 부담을 안고 살아왔고, 자신감과 자존감까지 흔들리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커졌었는데, 흉터 치료를 받고 조금씩 달라지게 됐다”며 “건강을 잃어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는 간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은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영성구현을 실천하고자 2021년부터 취약청년대상(시설보호아동, 자립준비청년, 학교 밖 청소년 등)을 위한 치과치료, 문신제거, 흉터치료, 건강검진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흉터 치료비 지원사업은 자해나 사고로 인해 생긴 흉터로 마음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의 내면의 아픔을 돌보는 지원사업이다. 병원은 자해 흉터가 있는 청소년에게는 성형외과 치료 외에도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해 심리적 치유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흉터 치료 지원사업을 통해 많은 청년을 만나고 치료하면서 보람을 느꼈다는 성형외과 최종윤 교수는 “흉터를 치료하면서 그들의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이들의 변화된 미소와 자신감을 볼 때마다 큰 기쁨을 느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회사업팀 김연순 팀장(아브라함 수녀)은 “이 사업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과거의 상처를 잊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일”이라며 “지역사회 기관, 사회사업팀, 의료진 등 많은 사람들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닌 따뜻한 관심과 응원으로 전해지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흉터#자립청년#간호학도#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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