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 한 돈 56만원…돌 반지 세공 등 포함하면 60만원 웃돌아
1g 돌 반지, 은수저 등 새로운 선물 부상…금은방은 울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며 국제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장 중 한때 온스당 2798.24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전장 대비 1.4% 높고, 지난해 10월에 기록한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2025.01.31. [서울=뉴시스]
“금값이 너무 올라서 돌잔치도 부담이죠. 돌 반지 대신 현금이나 다른 선물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경기 화성시에 거주하는 김모(35)씨는 최근 지인 돌잔치 초대장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돌잔치 선물로 많이 찾는 돌 반지가 금값이 치솟으면서 6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
3일 기준 국내 금 시세를 살펴보면 순금 한 돈(3.75g) 구매 가격은 56만원이다. 순금 한 돈 가격에 부가세와 세공비 등을 고려하면 돌 반지 한 돈 구매가는 60만원을 웃돈다.
이처럼 폭등한 금값에 반 돈 돌 반지, 1g 돌 반지, 금수저, 은수저, 0.2g 골드바를 넣은 종이 돌 반지 등 새로운 선물도 등장하고 있다.
김씨는 “돌 반지를 구매하기 위해 금은방에 방문했다가 가격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요즘 새롭게 나온 1g 돌 반지나 은수저 또는 현금을 선물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금값이 치솟으면서 맘카페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돌 반지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 ‘적당한 돌잔치 선물 추천’ 등 돌잔치 선물을 고민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또 가지고 있는 돌 반지를 지금 팔아야 하는지 묻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커뮤니티 글 작성자는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데, 돌 반지를 아직 가지고 있다”며 “지금 팔아야 할지, 금값이 더 오를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이 글에는 “금값이 계속 오르니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이처럼 금값이 올라 사람들 주머니가 닫히면서 금은방 점주들은 울상이 됐다. 때마다 팔리던 돌 반지 등 선물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금 액세서리 판매도 부진해진 것.
수원시 소재 한 금은방 점주는 “투자를 위해 골드바 등을 구매하는 손님은 가끔 있지만, 돌 반지를 찾는 손님은 거의 없다”며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 금값이 계속 올라 어려운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금값이 올라 금을 팔겠다는 문의가 많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오히려 더 오를 것을 기대해 판매도 많지 않다”며 “불경기가 계속 이어지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거래소 국제 금 시세 동향을 보면 지난달 31일 순금 g당 종가는 13만520원으로 나타났다. 전 거래일인 지난달 24일 12만7760원 대비 2.16%(2760원) 오른 가격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31일 시세(8만7280원)과 비교하면 49.54%(4만3240원)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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