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 개발은 국제 합의 어기는 행태”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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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시민단체 기자회견
“자연경관 훼손… 개발 해제 촉구”

“황령산 개발은 국제 합의를 어기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는 4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2022년 캐나다에서 채택된 국가들의 합의인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에 관한 이야기였다. 2030년까지 훼손된 육지·해양 생태계를 최소 30% 복원하는 것이 GBF의 주요 합의 사항이다. 이 상임이사는 “사업에 투입되는 2조2000억 원이란 거액을 개발업체가 스스로 충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은행과 부산시가 GBF에 반하는 개발을 도와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 상임이사를 비롯한 지역 환경·시민단체 대표 20여 명은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황령산 개발 백지화”를 부산시와 개발업체에 촉구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민간 사업자인 대원플러스그룹은 황령산 정상부에 전망대를 세우고 푸드코트 등의 관광시설을 조성하려고 한다. 또 관광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540m 길이의 케이블카도 설치할 예정이다. 정상에 인공 구조물이 들어서면 경관이 훼손되고 동식물 서식지가 파괴될 것이라며 환경단체들은 우려하고 있다. 오문범 부산YMCA 사무총장은 “황령산 개발은 당장 멈춰야 한다. 부산시는 계획 수립에 앞서 시행되지 않은 시민 의견 수렴을 지금에라도 나서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령산은 부산진구와 수영구 등 4개 지자체에 걸쳐 있는 도심 산으로 ‘부산의 허파’라 불린다. 부산시와 대원플러스는 2021년부터 황령산 유원지 조성 사업을 추진해 현재는 착공 전 마지막 절차인 ‘실시계획인가’만 남겨두고 있다. 시 관계자는 “민간 사업자가 3%의 수익을 기여금으로 내기로 했고, 부산을 위해 200억 원의 인프라 조성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황령산 개발#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환경단체#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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