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신협 복지재단 장학생들
조합원 자녀에 ‘멘토링’ 재능기부
사회 진출 후 장학금 보내오기도
재단 “지역 인재 육성 확대할 것”
지난달 22일 광주문화신협 복지장학재단이 마련한 ‘청춘공감’ 멘토링 행사에서 장학생들과 신협 조합원 자녀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광주문화신협 제공
“화학공학과를 가고 싶은데 면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책을 통해서 개념을 확실히 정리하는 게 중요해요.”
지난달 22일 광주 북구 광주문화신협 첨단본점 4층 강당. 중고생과 대학생들이 책상 앞에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바깥 날씨는 영하를 밑돌았지만, 강당 안은 훈훈했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광주문화신협 복지장학재단(이하 장학재단)은 이날 신협 조합원 자녀를 대상으로 진학과 진로, 학교생활, 부모나 친구와의 갈등 등을 상담해 주는 ‘청춘공감’ 멘토링 행사를 열었다. 2016년부터 열어온 멘토링 행사는 이번이 열 번째다. 멘토로 참여한 학생들은 장학재단으로부터 고교 때부터 지금까지 장학금을 받는 대학생들이다. 전남대 화학공학과 3학년인 김민서 씨(21·여)는 “수능에서 최저를 맞추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면접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알려줬는데 (멘티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며 무척이나 고마워했다”라며 “내가 받은 것을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돌려준 것 같아서 가슴이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서민금융기관인 광주문화신협이 장학재단을 설립한 것은 2012년.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지역사회 환원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게 계기가 됐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자는 설립 취지에 따라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고교 2학년부터 연간 100만 원, 대학 입학 후부터 졸업까지 연간 300만 원씩을 지원받는다. 6년간 학생 1명이 받는 장학금은 1400만 원 이상이다. 추가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월 30만 원의 생활비를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장학재단은 그동안 208명의 장학생에게 총 20억8000만 원을 지급했다.
장학생들은 해마다 두 차례 이상 김장 및 연탄 배달 봉사와 멘토링 등 재능기부 행사에 참여한다. 학생들이 조합원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에 다시 베풀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장학재단은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지역사회공헌 인정의 날’ 행사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장학생들이 수혜자에서 기부자가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학비 걱정 없이 마음 편히 공부하게 해준 장학재단에 고마움을 기부로 돌려주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나눔의 선순환이 만든 ‘보은의 장학금’이다. 현재 사회 진출 후 재단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을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는 이가 14명이나 된다.
장학재단은 지난해부터 장학생 인원을 전년보다 두 배 늘렸다. 공동유대지역(조합원 가입 기준)이 기존 북구에서 광산구로 넓혀지면서 장학생 선발 기준 범위도 함께 확대됐다. 지난해 24개 학교에서 26명의 장학생을 선발했는데 앞으로 더 많은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고영철 장학재단 이사장은 “지역 인재를 키우는 장학사업이야말로 아름다운 지역 공동체로 나아가는 밑거름”이라며 “장학금이 애향심을 높여주고 훗날 사회 각계각층의 리더로서 봉사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보탬이 되겠다는 꿈을 키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1993년 설립된 광주문화신협은 광주 북구에 본점을 포함해 8개 지점을 두고 있다. 조합원 수는 지난해 11월 말 현재 4만2987명이다. 자산 규모는 1조6378억 원으로, 광주·전남 지역에서 1위이며 전국에서는 두 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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