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의무기간 종료된 주택 활용해
2027년부터 5년간 연 400채 공급
非아파트 임대주택까지 확대 계획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되는 서울 지역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이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집’으로 공급된다. 결혼, 출산의 걸림돌인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2027년부터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되는 장기전세주택을 신혼부부에게 제공하는 미리내집(시프트2)으로 활용하겠다고 6일 밝혔다. 2027년부터 5년간 연간 평균 400채 이상 공급된다.
시 관계자는 “인구 감소 등 저출생의 심각성을 고려했다”며 “장기전세주택 법정 임대 기한이 끝난 후의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결과 출산 인센티브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장기전세주택은 무주택 중산층이 집을 굳이 사지 않고 주변 시세의 80% 내에서 최장 20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시프트2로 불리는 미리내집은 출산 또는 결혼을 계획 중인 신혼부부에게 안정적인 주거와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해 자녀 출산을 지원하는 것으로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현재 시프트 거주자는 계약 연장이나 분양 전환 등을 할 순 없다. 그 대신 아이를 낳은 신혼부부에 대한 인센티브가 강화된다. 입주 후 2자녀 이상을 출산한 3자녀 이상 가구는 입주 3년 차부터 넓은 평형으로 이주할 수 있다. 기존 ‘10년’이었던 이주 가능 시기를 대폭 당긴 것이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조건도 기존 ‘30년 거주 후’에서 ‘입주 후 3자녀 이상 출산+10년 경과’로 변경한다.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도 활용해 미리내집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총 3500채, 내년에는 4000채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시 관계자는 “매입임대주택에 입주한 신혼부부가 출산하면 미리내집에 우선 이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며 “당장 신축 아파트에 입주할 전세보증금 마련이 어려운 부부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줄 뿐 아니라 전세사기로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거 공간으로서 한옥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마당 등을 활용한 육아친화적 공간, 층간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운 ‘한옥 거주 수요’를 반영해 ‘한옥 미리내집’도 공급한다. 우선 한옥 보전과 진흥을 위해 다목적으로 활용 중인 기존 공공한옥 중 협약이 종료되는 가회동 한옥 등 올해 3곳을 시작으로 매년 2, 3곳씩 추가 공급해 안정적으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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