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I SEOUL 2025’에서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시는 연간 1만 명의 AI 인재 육성, 서울 AI 테크시티 조성 등의 내용을 담은 7대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글로벌 인공지능(AI) 혁신 선도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연간 1만 명의 AI 인재를 발굴한다. 또 향후 서초구에 ‘서울 AI 테크시티’를 조성하고 2년간 AI 투자를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AI 펀드를 신설하기로 했다.
● 이공계 장학생 60명 6억 원 지원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AI SEOUL 2025’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 산업 육성 7대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지난달 중국의 생성형 AI인 ‘딥시크-R1’이 출시된 후 시 차원에서 나온 첫 AI 산업 육성 방안이다. 앞서 오 시장은 이달 2일 “딥시크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는 거대 기업이 아니더라도 경쟁력 있는 AI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AI 3대 강국 진입의 희망을 봤다”고 했다.
이번 7대 전략은 특히 한국의 AI 산업 성숙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포함됐다. 지난해 11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AI 성숙도에 따르면 AI 선도국은 미국, 중국, 싱가포르, 영국, 캐나다 등 5개국으로 우리나라는 2군 격인 ‘안정적 경쟁자’로 분류됐다. 시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경우 국가 AI 순위에서는 세계 6위권으로 상위권인 반면 인재, 연구는 13위에 머무는 상황”이라며 “서울이 글로벌 AI 강국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내용들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시는 청년취업사관학교 4000명, 대학 인재 6000명 등 연간 1만 명의 AI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이를 위해 AI 등 이공계 분야 석사과정 장학생 60명을 선발해 총 6억 원을 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장학금 제도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확대할 방침”이라며 “서울형 인재 발굴 지원 체계를 강화해 산업 기반을 안정적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AI 테크시티’ 착공, 5000억 원 규모 펀드 조성
AI 연구를 위한 시설도 마련한다. 시는 양재 AI 혁신 지구에 연면적 27만 ㎡의 ‘서울 AI 테크시티’를 조성한다. 착공 목표는 2028년이다. 서울 AI 테크시티에는 국내외 대학원과 세계적인 연구기관이 들어설 수 있도록 추진한다. 특히 문화와 주거 공간을 갖춘 복합 공간으로 조성해 AI 인재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서울 속 AI 산업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양재 택지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AI특구 지정 등 양재 일대를 AI 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며 “양곡도매시장 부지 및 공공기여를 활용해 인재·기술·문화·생활이 어우러진 글로벌 AI 융합 첨단산업 거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민간 투자를 이끌어 낼 펀드도 신설한다. AI 분야 투자를 위한 5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생성형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자원 제공을 확대한다. 또 AI의 3대 요소인 데이터, 알고리즘, 컴퓨팅 관련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AI 적용과 응용 관련 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비전 발표와 더불어 ‘인공지능의 미래’ 저자이자 AI 기술 혁신 리더인 제리 카플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의 기조 강연도 이뤄졌다. 이 외에도 ‘AI로 만드는 조화로운 사회’를 주제로 토론과 세션 발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다. 오 시장은 “모든 산업을 AI 중심으로 발 빠르게 육성·재편하는 전략적인 목표를 갖고, 명실상부하게 글로벌 AI 3대 강국의 중심 서울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